4일 서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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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관영 매체들이 일제히 속보를 전했고 소셜미디어도 관련 검색어로 도배됐다.
중국판 X(옛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오전 8시 기준 인기 검색어 상위 30개 가운데 11개가 비상계엄 관련이었다. 1위가 ‘간밤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5위가 ‘한국 대통령 계엄령 발령’, 10위가 ‘한국 대통령 계엄령 해제’였다. ‘문재인 한국 전 대통령 발언’(14위) ‘이재명의 한국 국회 군경 철수 요구’(23위) 등 야당 인사들의 발언도 주목 받았다. 특히 ‘한국 대통령 계엄령 발령’ 검색어의 조회수는 이날 오후 10억 회를 돌파했다. 중국판 네이버인 바이두에서는 검색어 1위가 ‘한국 대통령 윤석열 비상 계엄령 해제 선포’, 2위가 ‘간밤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였다. 일각에선 중국 당국이 이번 사태를 ‘민주주의 국가의 허상’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여론 통제를 가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중국 매체들의 기사도 쏟아졌다. 3일 밤 중국신문망 등은 ‘이재명, 윤석열은 더 이상 한국 대통령 아니라고 발언’이란 제목을 걸고 이재명이 국회 외곽 담을 넘어 국회로 들어간 상황을 전했다. 웨이보에서는 이재명의 개인 유튜브 채널 생방송 영상이 공유되며 이재명을 영웅으로 묘사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정치적 자살’이란 제목을 걸고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라는 실수로 탄핵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중국인들은 이날 오전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한국 대통령 한 명이 한국인 모두의 얼굴에 먹칠했다” “한국의 자유민주가 위태롭기도 하고, (빨리 수습했단 점에서) 단단하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한·중 관계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중국 측이 정치적으로 위태로운 윤석열 정권과 적극적인 대화와 협상을 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중국 경제 관련 부처 고위급 인사의 한국행이 취소됐다고 한다.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고위급 교류가 탄력을 받았고, 내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 양국 관계 개선의 기회가 만들어졌는데, 말짱 도루묵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중국 관영 신화통신 산하의 소셜미디어 계정 뉴탄친은 4일 “한국 내정으로 인해 중·한 관계가 받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윤석열은 청와대의 위치는 바꿨지만,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이 대통령이라는 징크스까지 없애지는 못했다”고 했다.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은 산하 소셜미디어에서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올렸다가 즉시 삭제했다. 이 게시물은 “한국 국회가 친북 세력에 의해 조종 당하고 있고, 대통령은 자유 헌정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긴급히 계엄령을 선포했다”면서 중국 본토의 압박을 받는 대만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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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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