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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쫓겨났는데 퇴직금 141억…인텔, 겔싱어 이을 CEO 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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겔싱어 3년만에 퇴임해 후계자 육성할 시간 부족

이례적 외부 출신 인사 영입 검토 중…'하마평' 매트 머피, 거절 시사

이데일리

6월 4일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장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행사에서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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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사회의 신임을 받지 못하고 사임한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퇴직금으로 약 1000만 달러(약 141억원)를 받을 전망이다. 인텔은 새 CEO로 인텔 외부 인사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인텔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이같이 추산했다. 이에 따르면 겔싱어는 기본 연봉 125만 달러의 18개월분과 현재 연간 목표 보너스 340만 달러의 1.5배를 18개월치 받을 수 있다. 또 회사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올해 보너스도 11개월 일한 만큼 상응하는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이를 모두 합하면 1000만달러 정도다.

겔싱어는 지난 1일 CEO로 임명된 지 3년만에 은퇴를 발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이사회가 그에게 은퇴할 것인지, 해임당할 것인지 선택하라고 옵션을 준 후 이같은 선택을 내렸다고 밝혔다.

인텔은 새 CEO로 외부 인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최고재무책임자(CFO) 데이비드 진스너 부사장과 클라이언트컴퓨팅그룹(CCG) 등을 이끄는 미셸 존스턴 홀트하우스 사장이 임시 공동 CEO로 임명돼 일하고 있다.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에 따르면 새 CEO 후보로는 마벨 테크놀로지의 매트 머피 대표와 소프트웨어업체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의 립-부 탄 전 CEO가 거론된다. 다만 머피 대표는 3일 실적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100% 마벨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마벨보다 더 일하기 좋은 곳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과거 인텔에 몸 담았던 인사들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인텔 전 CFO 였던 스테이시 스미스나 인텔 전 PC사업 부문 책임자인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인텔 전 사장이자 현재 서버칩 스타트업 앰페어 컴퓨팅 CEO인 르네 제임스 등이다.

인텔 고객사인 애플의 내부 반도체 부문을 성공적으로 이끈 조니 스루지도 주목받고 있다.

인텔은 새 CEO를 찾기 위해 조사업체 스펜서 스튜어트와 계약, 후보자들을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인텔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은 1968년 창립 이래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인텔 출신이 CEO를 맡아왔다.

유일한 외부 출신인 밥 스완 전 CEO는 이사회가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당시 CEO를 해임할 때 임시로 CEO에 올랐다.

인텔은 통상 내부경영자 훈련프로그램을 통해 후계자를 육성하나, 이번에는 겔싱어가 CEO를 맡은 지 3년만에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내부 후보자를 키울 시간이 부족했다. 분석가들은 인텔 이사회가 내부에서 CEO를 찾는 것도 어렵지만 외부에서 인재를 데려오는 것도 어렵다고 밝혔다.

키뱅크 캐피털 마켓의 존 빈 애널리스트는 “인텔과 같은 복잡한 조직을 관리하고 여러 가지 역풍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과 적절한 경험을 갖춘 후임자를 찾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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