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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새벽 국회 담장을 넘고 있는 우원식 국회의장 /사진=국회의장실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밤 비상계엄령 해제 요구를 위한 국회 본회의 개의를 위해 계엄군과 경찰의 눈을 피해 국회 담장을 넘어 경내로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태서 국회의장비서실 공보수석비서관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원식 국회의장이 전날 밤) 경찰차에 가로막혀 (국회) 진입이 불가하단 사실을 확인하고 (국회) 3문과 4문 사이 의장 경호대장과 함께 월담했다"라며 "(이 시각이) 오후 10시 57~58분경"이라고 밝혔다.

박 비서관은 "(우 의장과) 자파로프 키르키즈공화국 대통령과 국회 사랑재 만찬이 오후 8시 40분에 종료된 후 우 의장은 곧바로 본관으로 가서 휴식을 취하고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공관에 오후 10시 넘어 도착했다"라며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비서관은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이 우 의장에 이 사실을 보고했고 (우 의장은) 오후 10시 40분 (국회로 가기 위해) 한남동 공관을 출발했다"라며 "오후 10시 52분 여의도에 도착했는데 (올림픽대로와 연결되는) 3문이 닫혀 있어 3문과 4문 사이에서 담벼락을 타고 넘게 됐다"고 말했다. 박 비서관은 "통상 국회의장이 국회 입구를 통과하면 국회사무처 담당자에게 해당 시간을 보고하는 (내부) 체계가 있는데 그 시각이 오후 11시 3분"이라며 "월담한 우 의장이) 걸어서 (국회 본관) 3층 집무실에 오후 11시 10분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계엄군이 진입한다는 이야기 등이 있어 국회의장의 사회권 침탈 가능성이 예상됨에 따라 집무실을 지키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됐다"라며 "오후 11시 50분 국회 모처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자정을 넘긴) 0시 20분 (국회 본회의장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또 "이후 0시 40분에 본회의 개의 예정 안내 문자를 의원들에 발송하고 47분에 본회의가 개의됐다"고 부연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3일 밤 11시부로 44년 만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했으나 국회가 본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을 상정·처리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이 안건은 국회의원 190명 참석에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헌법 제77조 5항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 본회의 참석을 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다수 의원이 국회 담장을 넘어 경내로 진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 의장은 가결 직후 "국회 의결에 따라 대통령은 즉시 비상계엄을 해제해야 한다. 이제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라며 "국민 여러분은 안심하시길 바란다. 국회가 국민들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 국회 경내에 들어와 있는 군경은 당장 바깥으로 나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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