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매입 등 유동성 지속 공급
기준금리 변경 가능성 관련
"사태 영향 점검해야" 즉답 피해
한국은행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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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을 통해 시장에 단기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계엄 사태로 금융시장이 흔들리자 적극적으로 시장안정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 사태에 따른 정치·경제적 충격으로 역성장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은은 향후 기준금리 경로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태의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4일 계엄 선포·해제 관련 임시회의를 열고 시장안정화 조치를 의결했다. 간밤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수준인 1446.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한은은 금융·외환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이날부터 한시적으로 비정례 RP 매입을 시작하기로 했다. RP 매매 대상증권과 대상기관도 확대한다. RP 매매 대상증권에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9개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특수채권, 농업금융채권, 수산금융채권, 은행법에 따른 금융채 등을 추가했다.
RP 매매 대상기관의 범위도 국내 은행과 외국은행 지점 전체, 투자매매업자와 투자중개업자 전체, 한국증권금융으로 넓혔다.
RP 매매에 사용될 수 있는 담보채권의 종류가 늘어나고, 매매 가능 기관이 확대된 만큼 단기 유동성 공급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해당 조치는 내년 2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필요한 경우 전액공급 방식의 RP 매입도 실시한다. 채권시장과 관련해선 국고채 단순매입, 통화안정증권(통안증권) 환매를 충분한 규모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은행법에 의거, 대출이 필요한 경우 금통위 의결을 거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사진)는 "상황 변화에 따라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인 시행을 고려하겠다"면서 "시장이 필요로 하는 자금 수요 만큼 (유동성을) 계속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용훈 한은 금융시장국장도 "시중에 깔려 있는 유동성과 본원통화 규모를 감안해 시장 불안을 충분히 잠재울 수준으로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금융·외환시장에 대해서는 변동성이 현재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는 평가다. 박 부총재보는 "코로나 팬데믹이나 2020년 채권시장 불안 당시보다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의 정치·경제적 충격으로 성장률 추가 하락 압력이 커진 것으로 판단한다. 신한투자증권은 "내수경기 부진 현상이 정치 불확실성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 불가피하다. 특히 연말 소비경기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투자도 당분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내수 불안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4·4분기 혹은 내년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인 2024년 2.2%, 2025년 1.9%보다 낮아질 여지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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