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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잇단 한국 여행 주의보"…여행업 '계엄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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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는 계엄령 선포…英·美·日 등 "韓 여행 주의" 경고

인바운드 타격 땐 침체된 내수시장엔 추가 영향 불가피

환율 뛰며 아웃바운드 여행도 '불안'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여행업계가 날벼락을 맞았다. 지난밤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로 세계 각국이 한국을 '여행 위험 국가'로 분류하고 나선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 여행) 관광객 유입 위축이 불가피한 가운데, 이번 사태로 높아진 환율과 불안심리 확대로 아웃바운드(한국인의 해외 여행) 수요까지 감소할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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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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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느닷없는 비상 계엄령 선포와 해제 사태로 주요 국가들이 한국을 '여행 위험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일부 국가는 여행 경보까지 발령한 상태다.

영국 외무부는 한국에 체류 중이거나 한국 여행을 계획하는 자국민들에게 "현지 당국의 조언을 따르고 정치 시위를 피하라"며 경보를 내렸다. 주한 영국대사관도 SNS를 통해 영국 외교부의 안내를 주시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계엄령 해제 이후에도 한국의 상황이 유동적이라고 판단하고, 잠재적인 위협에 대해 경고했다.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평화 시위가 폭력 사태로 확대될 수 있다. 시위 지역은 피하라"고 당부했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비자 발급 등 영사업무를 중단하고 직원들의 재택근무도 확대했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계엄 선포 직후 자국민들에게 "향후 발표에 유의해 달라"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했다.

현재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스라엘 외무부도 한국이 위험한 상황이라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방문을 재고하라"고 권유했다. 현지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겐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집이나 머무는 곳에서 현지 정보를 확인하라"고 했다. 독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도 한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자국민 보호에 나섰다.

이에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후 살아나던 인바운드 수요가 다시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방한객은 137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7% 증가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4% 회복했다. 9월(146만4300명)의 경우 처음으로 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이전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주요 국가의 여행주의보 발령에 따라 향후 인바운드 관광객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당장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취소가 잇따르는 상황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인 수요 감소를 피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로제의 'APT.' 등 K-콘텐츠에 힘입어 한국 방문을 계획한 이들의 마음을 돌려세울 경우 여행업은 물론 침체에 빠진 내수시장까지 줄줄이 악영향을 받게 된다.

아웃바운드 사업에 미칠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진 환율은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은 계엄이 선포된 이날 새벽 1446.5원까지 치솟았다. 금융위기였던 지난 2019년 3월 15일에 기록한 1488.0원 이후 15년 8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계엄 해제 후 현재는 환율이 다소 진정된 상태지만, 정국 불안에 따른 상승 압력과 외환당국의 사장 개입 경계감이 작용하며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이 높아지면 항공·숙박 비용과 현지 여행 경비가 오르기에 통상 여행 심리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당장 뚜렷한 움직임이 감지되지는 않는 상태지만,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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