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렁이는 공무원들
4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상황점검 회의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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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선포가 국회의 요구로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윤 대통령에 대한 하야 요구 등 책임론이 집중돼서다. 그 여파는 공직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정부 부처 장관들은 이날 주요 일정을 대거 취소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가 오전 8시 주재하려고 했던 경제장관회의가 취소된 게 대표적이다. 이날 회의에선 소상공인·자영업 맞춤형 지원 강화 방안과 기업 역동성 제고 신산업 촉진을 위한 경제 규제 혁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또한 연간 통계 정책을 확정하는 국가통계위원회,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와의 연례 협의 일정도 연기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선 안덕근 장관이 방문하려고 했던 한국GM 공장, 서부발전 김포열병합발전소, 인천남동산단 등 일정이 연기됐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공주택 공급 실적 및 공급계획 점검 회의를 취소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쟁위원회 정기회의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다가 내리자마자 바로 귀국행 비행기를 탔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위원은 “정부 정책은 타임라인에 따라 순차적으로 펼쳐져야 하는데 부처 현안 전반이 미뤄지는 걸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처 실무자들도 일손을 놓고 있다. 한 경제부처 간부는 “대통령이 물러나게 생겼는데 뭔 일을 할 수 있겠나”라며 “사실상 레임덕 국면이니 몸조심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직자는 “위에선 원래대로 할 일을 하자고 하는데 이게 가능한 상황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앞으로 공무원들은 일을 하는 대신 차기 권력에 줄서기를 하는 데 신경을 쓸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가 추진해오던 세부 정책들은 동력을 잃었다고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안 교수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등이 추진되는 것과 관련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최대한 빨리 수습해야 혼란에 따른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4일 낮 국무위원 전원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 참 전원이 사의를 표명하고 민주당 등 야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공직 사회는 더욱 동요했다. 행정안전부의 한 간부는 “우리도 어떤 상황인지, 앞으로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중·나상현·임성빈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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