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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비상계엄에 여행 위험국 된 한국…면세업계, 불황 속 '설상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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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美·日, 자국민에 한국행 경고…환율 상승도 촉각
3분기 주요 면세점 영업손실, 비상경영체제 돌입


더팩트

지난 3일 선포된 비상계엄의 여파로 해외 주요 국가들이 한국을 여행 위험 국가로 지정한 가운데 국내 면세 업계가 관광객 변동, 환율 변화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23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 면세점을 찾은 한 관광객 모습 /우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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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우지수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부진을 겪는 국내 면세 업계가 설상가상 상황이 됐다. 지난 3일 선포된 비상계엄과 이어진 대통령 탄핵 시위 등으로 한국에 대한 '여행 주의보'가 발령됐기 때문이다. 최근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기업이 늘어난 면세 업계는 관광 시장 변동이 업태에 끼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가 당분간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민국이 세계 주요 국가에서 '여행 위험 국가'로 지정되면서다.

지난 4일 영국 외무부는 "현지 당국 조언을 따르고 정치 시위를 피하라"며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미국 국무부는 시위 지역을 조심하라고 전달했으며 주한 일본대사관은 한국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이스라엘도 한국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자국민에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한국 방문을 고려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서 한국 여행에 경고를 보내면 외국인 여행객의 수가 감소한다. 국내 면세점을 사용하는 해외 고객이 줄어 매출액 타격을 입게 된다. 해외 반응을 식히기 위해 유인촌 문회체육관광부 장과는 전날 오후 2시 실·국장 회의를 열고 "해외에서 한국으로의 여행·공연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도록 국제 관광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관련 업계와도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외교 협력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면세 업태는 관광객 감소는 물론 환율 변동에도 영향을 받는다. 달러를 기준으로 면세 상품을 판매해 원달러 환율 상황이 빠르게 반영된다. 만약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게 되면 국내 일반 백화점에서 구매한 상품이 면세가 동일 상품보다 더 저렴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원·달러 환율은 1446.5원까지 뛰었다가 이날 오전 10시 기준 1414원까지 다시 떨어졌다. 다만 비상계엄 선포일 주간 원달러 환율 종가와 1402.9원과 비교하면 12원가량 높아진 상태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은 환율 부담을 특히 크게 느낀다. 추후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 업계는 고환율,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는 올해 1, 2분기에 이어 올해 3분기 460억원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은 3분기 영업손실 162억, 신라면세점과 현대면세점은 각각 382억원, 80억원 영업이익 적자가 났다.

업계는 계엄이 선포되기 전부터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몸집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지난달 15일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받고 임원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비상경영을 밝히고 8월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조직 축소, 임원 급여 삭감, 매장면적 축소, 특별 조기 퇴직 프로그램 등을 실시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당분간 여행객 수가 줄어들 것이다. 리스크 관리에 민감한 해외 여행사들은 한국행 패키지 여행을 점차 줄일 확률이 높다. 단체 관광객을 통한 매출이 큰 면세점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한국이 여행 국가로서 각광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높은 치안 수준이다. 안전한 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해 관광객이 많이 찾았는데, 이제는 그 강점이 옅어졌다"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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