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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김용현, 포고령 발표부터 계엄군 국회 투입까지 직접 지휘 [비상계엄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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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위·국방위·복지위 현안질의

계엄 전 국무회의

이상민 “참석 국무위원들 모두 우려

계엄령 선포 반대 표현만 두세 명 있어”

위헌 지적된 포고령

박안수 육참총장 “김 전 장관이 줘서

법률 검토 의견 냈지만 발표 밀어붙여”

국회 통제·계엄군 진입

박 “투입 사실 몰랐고 명령도 안했다”

“尹 합참 방문해 작전 실패 화내” 보도

계엄군 선관위 점거

‘부정선거 수사 목적 투입’ 정치적 논란

경찰청장 “여인형 합수본 설치 준비 요청”

12·3 비상계엄 사태는 윤석열 대통령의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주장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선호 국방부차관(장관 직무대리)과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5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윤 대통령에게 계엄을 건의했다고 스스로 밝혔던 김 전 장관이 포고령 1호 발표, 계엄군 국회 투입과 철수 등 군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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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표현 쓴 분은 두세 명”

비상계엄 선포 직전 열린 3일 밤 국무회의에서는 참석자 대부분이 우려를 표명했고, 반대 표현을 직접 쓴 장관도 2, 3명 있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모든 국무위원이 우려했고, 저도 여러 번 우려를 표명했다”고 했다. 또 “찬성·반대는 있지 않았고, 반대라는 표현을 쓴 분도 두세 명 있던 거로 기억한다”고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3일 오후) 10시17분쯤 국무회의 말미에 도착해 10시45분쯤 회의실에서 나왔다”고 발언해 국무회의에서 계엄선포안이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계엄선포 및 해제 국무회의에는 회의록 작성을 맡는 행안부 의정담당관도 참석하지 못했다. 김한수 행안부 의정관은 전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계엄선포와 해제를 위한 두 차례의 국무회의 모두 행안부 의정관실에서 들어가지 않은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쏟아진 질타 5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 질의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경위와 관련해 주무부처 장관들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강도 높은 질타가 이어졌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회를 제대로 봉쇄했으면 해제 의결이 가능했겠냐”고 발언했다 질책을 받고 취소했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계엄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왼쪽 사진부터 국회 상임위별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 장관과 조 장관,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인 김선호 국방부 차관, 조지호 경찰청장. 남제현 선임기자·연합뉴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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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 포고령 밀어붙여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첫 조항부터 헌법과 계엄법 위반 논란이 제기된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은 김 전 장관이 당시 계엄사령관인 박 총장에게 직접 전달했다. 박 총장은 김 전 장관이 포고령을 전해줘서 시행 시간만 수정해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박 총장은 포고령에 위법 요소가 없는지 법률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했지만, 김 전 장관은 “법률적으로 검토를 완료한 사안”이라며 발표를 재촉했다고 밝혔다.

당시 오후 11시를 기해 발령된 포고령 제1호를 처음 본 시점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3일) 밤 10시 반에서 11시 사이에 봤나”고 묻자 박 총장은 “네”라고 답했다. 포고령 작성 주체도 국방부나 계엄사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김 차관은 작성 주체와 관련,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국방부에서 작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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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비상계엄 선포 경과 및 병력동원 관련 현안질의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선호 국방부 차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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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사령관, “국회 병력 투입 몰라”

김 차관과 박 총장은 계엄군 국회 투입과 철수 명령은 김 전 장관이 내렸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투입한 것도 몰랐다. 내가 명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김 전 장관이 계엄 발표 직후인 오후 10시30분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어 계엄사령관에 박 총장을, 부사령관에 정진팔 합참차장을 임명했다고 밝히면서 “명령 불응 시 항명죄가 된다”라고도 언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행안위에서 계엄상황 당일 오후 11시30분쯤 계엄사령관(박 총장)이 전화를 걸어 “국회 전체를 통제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 근거가 없어서 못 한다고 거부했지만, 포고령 내용을 확인하고 서울경찰청에 전체 국회 출입통제 지시를 내렸다”며 “포고령이 발령되면 모든 행정기관은 이를 따를 의무가 생긴다”고 말했다.

계엄군은 4일 0시 무렵 국회 진입을 시도했다. 특전사 1공수여단과 707특수임무단, 수도방위사령부 소속으로, 총 280여명 규모였다. 230여명이 헬기로 이동했고, 별도로 50여명이 추가로 경내로 들어왔다.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 테이저건과 공포탄 사용을 건의했지만, 합참 계엄과장 등과 논의한 결과, 사용하지 않는 쪽으로 정리했다고 박 총장이 전했다.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된 익명의 한 계엄군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정확한 작전 상황을 지시받지 못한 채 “그냥 가라”는 명령에 출동했고, 결국 떨어진 명령은 국회의원을 모두 끌어내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4일 오전 1시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후 합동참모본부 작전지휘실을 찾아 ‘작전 실패와 관련해 김용현 전 장관에게 화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TV조선이 군 관계자 말을 인용해 전했다.

◆“부정선거 판단 위해 선관위 군 투입”

김 전 장관이 이날 SBS와의 메신저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과 관련해 보수 진영 일각에서 제기한 선관위의 부정선거 의혹 관련 수사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 계엄군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했다고 인정해 새로운 정치적 논란이 예상된다.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 등은 이날 각 상임위에서 “윤 대통령이 보는 극우 유튜브서 온갖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데, 관련 자료를 확보하려고 했던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김용빈 중앙선관위원장은 행안위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10여명의 계엄군이 들어와 야간 당직자 등 5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행동 감시 및 출입통제를 했다”고 밝혔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인 10시33분 계엄군 10명이 과천청사에 진입했으며, 오후 11시58분 90여명의 경찰이 청사 밖 차량에서 대기했고, 4일 0시34분부터 오전 1시32분까지 계엄군 110여명이 청사에 진입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이와 관련해 “여인형 방첩사령관으로부터 ‘경찰과 합동수사본부를 꾸려야 할 수 있으니 수사단을 준비해달라’는 요청과 ‘선관위에 우리가 갈 예정’이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박수찬·이정한·구윤모·정재영·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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