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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탄핵 운명의 7일…살아있는 ‘소년이 온다’ 한강 강연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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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사진 노벨위원회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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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송이가 얕게 깔린 5일(현지시각) 아침, ‘노벨 주간(Nobel Week)’의 시작을 알리며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 자리한 노벨상 박물관의 불빛이 켜졌다.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는 6일부터 공식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날 노벨 위원회는 스톡홀름 구도심에 위치한 노벨상 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12일까지 8일간 이어질 노벨 주간의 모든 행사를 공개했다. 생리학·물리·화학·문학·경제 등 5개 분야 노벨상 수상자 11명은 시상식과 더불어 강연과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를 함께할 예정이다. 지난 10월 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공식 활동을 거의 하지 않은 한강 작가가 이번 노벨 주간을 계기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2014년작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계엄령이 내려진 1980년 광주를 담았던 그가 지난 3일 갑작스레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정부에 대해 언급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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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 박물관에 설치된 한강 작가의 금빛 초상. 사진 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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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 박물관 모습. 노벨상 수상자들을 축하하는 행사를 즐기는 ‘노벨 주간’이 5∼12일 열린다. 사진 장예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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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 등 수상자들의 공식 일정은 6일 시작된다. 이들은 노벨상 박물관에서 처음 만나 박물관 레스토랑에 놓인 의자에 자신의 서명을 남기고, 소장품을 기증한다. 소장품은 수상자 자신이 누구인지를 보여주거나 자신의 성취와 관련된 물품이 주로 선택된다.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청주교도소 수감 생활 중 입었던 수감번호 ‘9’가 적힌 죄수복과 고 이희호 여사가 보내준 털신, 손편지를 기증했다. 한 작가는 이 행사 뒤인 오후 1시(한국 시간 저녁 9시) 세계 언론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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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박물관에 전시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소장품.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 전 대통령은 청주교도소 수감 생활 중 입었던 수감번호 ‘9’가 적힌 죄수복과 고 이희호 여사가 보내준 털신, 손편지를 기증했다. 사진 장예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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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들의 강연도 기대가 큰 행사 중 하나다. 한강 작가는 7일 오후 5시(한국 시간 익일 새벽 1시) 스웨덴 왕립과학한림원의 그랜드홀에서 초청받은 청중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강연을 진행한다. 노벨 재단은 누리집을 통해 실시간으로 강연 영상을 송출할 예정이다.



한강 작가는 노벨 주간의 대미를 장식할 시상식에서도 가장 마지막 수상자로 나선다. 알프레드 노벨이 세상을 떠난 날이기도 한 12월10일 열릴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은 약 1300명의 내빈이 바라보는 가운데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에게 메달과 증서를 받는다. 시상 순서도 노벨의 유언을 따라 정해진다. 물리학, 화학, 생리학상에 이어 문학상 수상자가 마지막으로 상을 받는데, 이는 인류의 정신적 가치를 담은 문학의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그 뒤 수여되는 노벨경제학상은 1968년 스웨덴 국립은행이 노벨을 기념하며 제정한 상이라 기존 노벨상과는 구분된다. 시상식은 신고전주의 양식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건축으로 유명한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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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각) 노벨 위원회는 스톡홀름 구도심에 위치한 노벨 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12일까지 8일간 이어질 노벨 주간의 모든 행사를 공개했다. 사진 장예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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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위원회는 노벨상 축하 행사의 꽃으로 꼽히는 특별 만찬을 준비할 올해의 셰프와 파티시에도 이날 처음 공개했다. 스웨덴 왕족과 귀빈들이 총출동하는 연회는 스웨덴의 국가적 행사로, 한강 작가도 이 자리에서 수상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만찬의 메인 요리를 책임질 셰프는 매해 새롭게 선정되며 노벨 주간 전까지 철저히 비밀로 부쳐진다. 이날 공개된 주인공은 2명의 여성 제시 소마르스트룀 셰프와 프리다 바카 파티시에다. 1901년 노벨상 제정 이래 메인 셰프와 파티시에를 여성으로만 구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셰프 제시 소마르스트룀은 한겨레에 “이번 일은 내게도 큰 영광이다. 건강과 지속가능한 음식은 기후변화의 시대 내게 매우 중요한 가치이고, 책임감도 느낀다. 연회에서 선보일 요리들을 통해 이런 점이 드러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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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예정된 노벨상 축하 만찬에서 올해의 셰프로 선정된 제시 소마르스트룀(오른쪽)과 프리다 바카(왼쪽) 파티시에. 사진 장예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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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일본 원폭피해자 반핵단체 니혼 히단쿄를 위한 시상식 등 일정은 같은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진행된다. 노벨상을 제정한 알프레드 노벨의 지시에 따라 문학상 등 5개 분야에 대한 수상자 선정 및 시상은 스웨덴 왕립과학 한림원이 주관하고, 평화상은 노르웨이 국회가 정한 5인위원회에서 심사하는 오랜 관례에 따른 것이다. 노벨상은 1901년 제정된 뒤 현재까지 627차례에 걸쳐 927명, 28개 단체가 수상했다.



글·사진 스톡홀름/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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