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로 들어가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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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뒤 여권과 가까운 인사에게서 ‘거국 내각 국무총리’를 제안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윤석열 임기를 연장하려고 하는 음모”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26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12·3 내란사태 이전의 대한민국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질적으로 다르다. 지금 할 일은 윤석열을 긴급 체포해 세상과 격리시키는 일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박 의원은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에서 ‘지난 19일 오후 4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여권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인사로부터 윤석열 거국 내각의 총리직을 제안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거국 내각 총리직을 제안한 인사가 누구인지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제가 윤 대통령 측이라고 한 것은 아니다 하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그분은 정치는 하지 않은 기업인 출신”이라고만 말했다.
박 의원은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인 내가 어떻게 그런 제안을 하느냐”며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한다.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특위의 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 의원은 이런 제안 자체가 “보수 진영의 거대한 반격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여당은 물론 정치권 원로들까지 개헌론을 주장하고 있는데, 지금은 개헌 등의 주장으로 윤석열 정권을 지속할 때가 아니다. 헌재 재판관을 즉각 임명해 헌재 9인 완전체를 만들고 윤석열 탄핵을 심판하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지금 대선의 ‘대’자나 거국내각의 ‘거’자를 전부 윤석열 임기를 연장하고 내란의 책임을 모면하려는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김건희 여사, 한덕수 국무총리 부인, 안산 보살 장군(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천공 이런 사람들이 연관돼서 윤석열 내외는 새해가 오면, 음력설이 지나면, 100일만 지나면 ‘우리 세상이 온다’고 생각하고, 풍수 교수라고 하는 분도 내년부터 운이 좋다는 말을 해서 이걸 믿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헌론 등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윤석열은 주술 속에서 점쟁이들의 얘기를 듣고, 무속적으로 ‘나는 시간만 벌면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수사기관 출석과 헌법재판소 송달도 거부하고 있다”며 “개헌론과 거국 내각론을 띄우고, 국민의힘에서도 개헌론을 계속 부르짖는 걸 보면 이런 분들과 일련의 관계가 있지 않느냐고 본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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