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3사, 중저신용자 대출 관련 목표치와 현황/그래픽=이지혜 |
올해도 인터넷전문은행에서 고신용자의 신용대출 금리가 중저신용자보다 높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에 제출한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서다.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인터넷은행들은 건전성 관리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이날 연 4.526~7.172%로 나타났다. 중저신용자 대상 '중신용대출' 금리는 2.905~10.620%였다. 중저신용자 대출금리의 하단이 일반 신용대출 금리보다 1.621%포인트(P) 더 낮은 금리 역전이 나타났다.
금리 역전이 나타난 이유는 가계부채 규제로 인해 대출총량은 유지하면서도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비중을 30%(평균잔액 기준)로 정했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토스·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 30%를 모두 달성했다.
문제는 올해부터 비중뿐만 아니라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잔액도 달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 4조8193억원, 토스뱅크 4조3867억원, 케이뱅크 2조5007억원 등이다. 3분기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평균 잔액은 4조7000억원, 토스뱅크 4조3867억원으로 목표치에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연말이 가까워지면 성과급 등 여유 자금이 생긴 중저신용자들이 대출을 상환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과 비중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에 인터넷은행은 금리를 낮추고 이자까지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특판 상품도 판매했다. 특판 대출을 받은 중저신용 고객에게 최대 3만원의 첫 달 이자를 지원한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시중은행보다 높게 유지하는 것도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기 위한 방안이다. 고신용자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할 수 있어서다.
인터넷은행들은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로 주담대 공급에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연체 위험이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3분기말 기준 연체율을 보면 카카오뱅크는 0.48%로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0.88%, 0.99%로 전분기보다 0.2%P, 0.28%P 낮아졌다. 그럼에도 국내 은행 평균치인 0.45%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출범 취지에 따른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 규제로 인해 연말마다 대출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인터넷은행들은 신용대출 중도상환수수료도 받지 않기 때문에 연말에 쏠리는 중저신용 고객의 대출상환에 대응하려면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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