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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한강 "2024년에 계엄령, 소식 듣고 충격"…노벨상 첫 공식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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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 한강은 6일(현지시간) 계엄령과 관련해 “충격을 받고 뉴스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지난 며칠 동안 아마 많은 한국분들이 그랬을 텐데 2024년에 계엄상황이 전개된 것에 충격을 받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24년 겨울의 상황이 (예전의 계엄과) 다른 점은 모든 상황이 생중계돼서 모두가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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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저도 그 모습들을 지켜봤는데 맨몸으로 장갑차 앞을 막았던 분도 보였고 맨손으로 무장한 군인을 껴안으며 제지하는 모습, 총을 들고 다가오는 사람 앞에서 버티려는 모습, 군인들이 갈 때는 아들들한테 하듯이 소리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경찰분들, 군인 분들의 태도도 인상 깊었다”며 “아마 많은 분이 느끼셨을 것 같은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판단하려고 하고 내적 충돌을 느끼면서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력과 강압으로 통제하는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강은 문학의 역할에 대해서 “문학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고 또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을 깊게 파고들어 가는 그런 행위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런 행위들을 반복하면서 어떤 내적인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한강은 ‘자신의 소설이 학생들이 읽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부모들의 주장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 “유해도서라는 낙인을 찍고 도서관에서 폐기하는 것이 책을 쓴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일이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채식주의자’가 경기도교육청의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 목록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며 갑론을박이 일었다.

한강은 특히 ‘도서 폐기’에 대해 “지난 몇 년간 한국의 도서관에서 몇천권의 책이 폐기되거나 열람이 제한됐다”며 “저는 도서관의 사서 선생님들의 권한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분들이 많이 고민하고 책들을 골라서 비치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자꾸 이러한 상황이 생기면 아마 검열하시게 될 것 같다”며 “그런 게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월10일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 당시 한림원은 그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사유를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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