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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시위와 파업

분노한 대한민국…‘탄핵 전야’ 전국 곳곳서 퇴진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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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충북지역 시민사회, 노동, 농민, 여성 단체 40여곳이 꾸린 ‘윤석열 퇴진 민주·평화·평등 사회 대전환 충북비상시국회의’가 6일 저녁 충북도청 앞에서 연 촛불 문화제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치고 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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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의 버티기와 이에 대한 국민의힘의 감싸기가 이어지면서 탄핵 표결 하루 전인 6일 전국 곳곳이 분노한 시민의 물결로 가득 찼다.



보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는 약 2000명(이하 주최 쪽 추산)의 시민이 이날 오후 5시 대구시 중구씨지브이(CGV)대구한일극장에 모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퇴진, 하야 등을 촉구했다. 지난 4일 열린 첫 집회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인원이다.



이날 그룹 샤이니 응원봉을 들고나온 김아무개(30)씨는 “윤석열과 국민의힘만 우리 국민의 생각을 모르는 것 같다. 이 집회가 특정 정당이나 단체 사람만 참석하는 것이 아닌 저처럼 평범한 국민도 참여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응원봉을 들고 나왔다”고 했다.



고3인 김아무개(18)군은 3일째 집회에 참석 중이라고 했다. 김군은 “투표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이 투표를 잘못한 대가를 이렇게 치르고 있는 것 같다”며 “교과서에서만 봤던 ‘계엄령’, ‘쿠데타’라는 단어를 2024년에 내가 실시간으로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탄핵을 반대하고 ‘임기 단축 개헌’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대구지부 소속 강수영 변호사는 “영남지역 정치인들은 탄핵이 되면 다음 정권을 민주당에 빼앗긴다고만 걱정한다”며 “그런 정치적 생각으로는 우리 시민과 국가의 안전을 지킬 수 없다”고 했다.



대구에서는 오는 7일 오후 6시에도 같은 장소에서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대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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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5시 대구시 중구 씨지브이(CGV)대구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대회’에 2000여명이 참석했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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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광주 5·18민주광장에서도 시민 2000여명이 모여 윤 대통령의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윤석열정권퇴진과 광주비상행동’이 마련한 3차 광주시민 총궐기대회는 농악공연, 시민자유발언 등으로 무대가 꾸며졌다. 시민들은 캐럴 ‘펠리스 나비다드’와 기아타이거즈 응원가에 맞춰 윤석열 정권 퇴진을 함께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넌 사랑 때문에 어디까지 해봤니 난 계엄까지 해봤어-하트시그널’ ‘한국은 당신의 장난감이 아니다’ 등 재치있는 문구를 적은 손팻말을 선보였다. 사회자들도 광장에 설치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의 ‘축 성탄’ 글자를 ‘축 속성탄핵’으로 바꿔 붙이자고 제안해 웃음을 샀다.



이갑성 광주시농민회 부의장은 무대에 올라 트랙터 상경 투쟁을 예고했다. 이 부의장은 “윤 대통령의 1호 거부법안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이라며 “8년 전 등장했던 전봉준투쟁단을 다시 꾸려 이달 중 농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서울로 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비상행동은 7일 버스 21대를 동원 700여명 규모로 상경 투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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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저녁 대전 은하수네거리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대전비상시국대회’에 나온 시민들이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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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대전에서도 저녁 7시부터 서구 둔산동 은하수네거리에서 12·3 내란사태 사흘째 ‘윤석열 퇴진 대전비상시국대회’가 열렸다. 이날도 2000여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와 내란사태를 규탄하고 한목소리로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이날 단상에 오른 김현주 공공운수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장은 아들을 군대에 보낸 엄마의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한 순간 이제 막 일병이 된 아들이 걱정돼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생중계로 완전무장을 하고 국회로 진입하는 군인들 모습을 보며 내 아들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무너졌다”며 “이 땅의 아들들에게 약속한다. 우리가 윤석열을 당장 끌어내릴 테니 안심하라, 애들아”라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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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즉각 퇴진 제주도민대회가 6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700여명의 시민과 단체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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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에서도 사흘째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가 이어졌다.



6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열린 도민대회에는 700여명의 시민과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이날 도민대회에 참석한 고교 3학년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강예원양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날 채팅방이 난리가 났다. 친구가 탱크를 봤다고 보내준 사진을 보고 방송을 들으면서 밤을 새웠다”며 “중학교 때 배운 삼권분립이 무너지고, 헌법이 보장해야 할 국민의 평화로운 삶을 하루아침에 깬다는 게 과연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 맞느냐는 생각이 들어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진우씨는 “1980년대 광주항쟁을 통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빚을 지고 살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국회에서 계엄군을 막지 못해 너무 안타깝고 슬펐다. 민주주의를 지키는데 조금이라도 빚을 갚기 위해 나왔다”며 ‘윤석열은 물러나라’고 외쳤다.



두 딸의 아빠라고 소개한 김태호씨는 “딸 아이가 3학년 때인 지난해 잠을 자다가 일어나 울었다. 학교에서 4·3사건을 공부했는데 전쟁이 일어날 것 같다며 너무 무섭다고 했다. 앞으로는 절대 그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며 다독였다”며 “비상계엄 선포 뉴스를 보면서 우리 딸들한테 너무 미안했다. 아이들에게 좀 더 안전하고 평화롭고 행복한 나라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에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충북 청주에선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 문화제와 거리 행진이 3일째 이어졌다.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은 박수로 환호했고, 차들은 경적을 울리며 응원했다.



6일 저녁 6시30분부터 청주시 상당구 충북도청 앞 거리에선 ‘윤석열 퇴진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충북지역 시민사회, 노동, 농민, 여성 단체 40여곳이 꾸린 ‘윤석열 퇴진 민주·평화·평등 사회 대전환 충북비상시국회의’(충북 시국회의)가 주최했다.



선지현 충북 시국회의 공동대표는 “국민이 수십 년 동안 켜켜이 쌓아온 민주주의를 쿠데타로 파괴했다. 이런 사람과 단 한 순간도 함께할 수 없다. 민주적 권리로 광장을 통해 윤석열을 몰아내자. 윤석열은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명숙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충북지부 수석지부장은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윤석열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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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저녁 대전 은하수네거리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대전비상시국대회’에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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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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