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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거리에 선 100만 시민들…찬·반 엇갈려도 쓰레기 정리 닮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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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K-POP 부르고 국회 담장 따라 행진…광화문 30만명도 평화 집회 후 자진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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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둔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이 집회에 참석한 국민들로 꽉 차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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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폐기된 7일 국회 인근에서 100만명의 인파가 몰리는 탄핵 찬성 집회가 열렸지만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3차 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 추산 참가 인원은 이날 오후 4시20분 기준 100만명(경찰 추산 16만명)을 넘어섰다.

집회 참가자가 늘어나면서 경찰은 이날 오후 여의도 집회 공간을 서울 여의대로 전체 차로로 확대했다. 집회 참가자가 전날 신고된 20만명을 훌쩍 넘어서면서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저지하기 위한 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 추산 30만명, 경찰 추산 2만명이 모였는데 탄핵소추안이 폐기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자진 해산했다.


본회의 표결에 갈린 여의도·광화문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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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를 통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서울시의회 일대에서 보수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의 '자유 대한민국 수호' 국민혁명대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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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여의도와 광화문에 모인 시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국회는 이날 탄핵안 논의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을 재석 300인에 찬성 198인, 반대 102인으로 부결시켰다.

국회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시민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하늘을 바라봤다. "국민들이 보고 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나" 등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광화문에 모인 시민들은 국회의 결정에 환호성을 내질렀다. 태극기를 흔들거나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흥겹게 노래를 따라 부르는 이들도 있었다.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한 때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는 탄핵에 찬성하는 시민들과 반대하는 시민들 사이 신경전이 벌어졌다.

한 시민이 탄핵 저지 집회 참여자들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소리를 지르자 3~4명이 달려드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나 경찰이 즉각 호루라기를 불고 시민들 사이를 가로막았다.


여의도 K-POP, 광화문 트로트…플레이리스트도 달랐다


밤이 되자 국회 앞에는 아이돌밴드 데이식스의 '웰컴투더쇼',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등 K-POP(케이-팝) 음악이 울려 퍼졌다.

K-POP 콘서트에 쓰이는 '응원봉'도 등장했다. 아이돌그룹 더보이즈의 응원봉을 들고 나온 20대 김모씨는 "닭꼬치를 좋아하는데 닭꼬치 먹으려고 아껴둔 돈으로 택시타고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더보이즈 콘서트도 못 가봤는데 이번 집회에서 처음 써본다"며 "이 응원봉에는 촛불모드가 있다. 촛불 대신 쓰려고 가져왔다"고 했다.

김모양(19)은 BTS(방탄소년단)의 응원봉을 들고 있었다. 김양은 "집회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어 어떤 물건을 가져올지 고민하다가 환하게 빛나는 응원봉을 가져왔다"고 했다.

1세대 아이돌의 응원봉도 나타났다. 이모씨(39)는 친구들과 HOT, 아이돌그룹 샤이니, 가수 박지훈의 응원봉을 챙겨왔다. 그는 "비상계엄은 전시에 준하는 상황에만 내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이 시대에 계엄이라니 말이 안 된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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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일대에는 'K-POP'(케이-팝) 노래가 흘러나왔다. BTS(방탄소년단), 세븐틴, 소녀시대, 엑소, 더보이즈 등 K-POP 콘서트에 쓰이는 '응원봉'이 등장했다. /사진=최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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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집회에선 트로트 음악이 나왔다. 2표 차이로 부결됐다는 뉴스가 집회 전광판에 뜨자 집회 참여자들은 '내 나이가 어때서' 노래에 맞춰 춤을 췄다.

집회에 참여한 40대 여성 최모씨는 "너무 좋으면서도 당연한 것에 기뻐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며 "긴장하진 않았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함께 참여한 40대 김모씨는 "탄핵안이 부결될 것 같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며 "반대 세력의 씨가 마를 때까지 우리가 힘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저녁 7시40분쯤 흘러나오던 노래가 끝나고 집회에 남아있던 시민들이 마지막으로 만세 삼창을 외치며 집으로 돌아갔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정족수 미달로 폐기…집회 끝 빛난 시민 의식


7일 오후 7시35분쯤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국회의사당 6문이 있는 여의서로를 따라 행진하고 있다. 이들은 "윤석열 퇴진" "화이팅!" "투표해" 등의 구호를 외쳤다. / 영상=김선아 기자

탄핵소추안 표결이 정족수 미달로 지연되자 시민들은 국회를 둘러싸고 반시계 방향으로 행진했다. 시민들은 "윤석열 퇴진" "화이팅!" "투표해" 등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이어갔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날 오후 9시20분쯤 끝내 탄핵안 표결이 불성립됐다고 알렸다. 여의도 집회 사회자는 "국회 진입을 시도하는 일부 시민들이 있는데 평화롭게 집회를 이어가자"며 "집회를 오늘만 하는 게 아니다"고 밝혔다. 이후 시민들은 자진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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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인근에서 쓰레기를 정리하는 시민들(왼쪽)과 광화문 일대에 정리된 쓰레기들(오른쪽). / 사진=김선아 기자, 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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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김호빈 기자 hobin@mt.co.kr 이혜수 기자 esc@mt.co.kr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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