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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시리아 반군,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진입…아사드 정부 붕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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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7일 현지시각 시리아 반군들이 시리아 하마 남쪽에서 진군 중이다. 하마/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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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진입했다. 시리아를 철권 통치해 온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은 다마스쿠스에서 떠났다는 보도가 나오며, 이란과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에 의존해 온 아사드 정권은 붕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슬람주의 무장조직인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 샴(HTS·이하 하이아트)이 주도하는 반군은 8일 새벽 “우리 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로 진입했다”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선언했다. 반군은 인권침해로 악명 높은 다마스쿠스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이들을 석방하고 다마스쿠스 국제공항은 운영을 멈췄다. 로이터 통신은 아사드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사드 대통령이 다마스쿠스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 하이아트가 제2의 도시 알레포를 장악한 뒤 7일에는 세번째로 큰 도시인 홈스까지 점령했다.



하이아트를 이끄는 아부 무함마드 골라니는 “역사적 승리”라고 말했으며, 항복한 사람들을 해치지 말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엔엔(CNN)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시리아 반군이 아사드 정부군을 압도하는 군사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내부 동요도 커지고 있다. 7일 정부군이 다마스쿠스 남쪽 지역에서 철수한 뒤 시위대가 아사드 대통령의 아버지였던 하페즈 아사드의 동상을 철거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됐다. 이라크 국영 통신은 1000명 이상의 시리아 정부군이 국경 검문소를 통해 이라크로 도망쳤다고 보도했다.



아사드 정부는 하페즈 아사드가 1971년 집권을 시작하며 철권통치를 50년 넘게 이어왔다. 하페즈 아사드 사망 뒤인 2000년 아들인 바샤르 아사드가 대를 이어 집권했다. 아랍 민주화 운동인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내전이 일어났으나 아사드는 러시아와 이란 그리고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원으로 내전에서 승리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 가자전쟁 발발 등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고 헤즈볼라와 이란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타격을 받아 아사드 정부 지원 여력이 현저히 줄었다. 이란 관계자들과 헤즈볼라 대원들이 시리아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비비시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란과 러시아·튀르키예 외무장관들도 7일 카타르 도하에서 회의를 열어, 아사드 정부가 반군과 직접 소통해 내란을 종식할 것을 촉구했다. 시리아 정부 주도의 정치적 전환을 인정하고 있지만 반군과 같은 테러집단은 협상 참여에서 제외하고 있는 유엔 결의안 2254(2015년 12월 채택)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시리아 북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튀르키예는 정부군의 장악력이 약한 북부 도시 알레포 등에서 반군이 공격에 나설 수 있도록 묵인했다는 의혹이 있고, 아사드 정부를 지원해 온 이란과 러시아는 반군을 테러집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시리아의 미래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상이몽’인 상황이라고 영국 가디언은 지적했다.



결국 아사드 정부가 붕괴할 경우 아사드 정부를 지원하거나 반대하며 시리아를 통해 중동에 영향력을 행사해오던 외부 세력도 조정될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7일 소셜미디어 엑스에 “시리아는 엉망진창이지만 우리의 친구는 아니며 미국은 이와 관련이 없어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싸움이 아니다. 관여하지 말라”며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번 반군의 공격은) 우리가 해 온 모든 것을 훼손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치적 공백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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