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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중국 매체 “반중친일” 탄핵사유 주목…한·미·일 협력 향배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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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한국의 내정” 원론적 답변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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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체들이 7일 국민의힘 불참으로 부결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반중친일’ 외교노선이 탄핵 근거로 포함된 점에 주목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한·미·일 3각 협력이 흔들릴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환구시보는 8일 ‘구중친일(仇中親日), 윤석열 탄핵안 세부내용 공개’란 제목의 기사에서 탄핵소추안은 군대를 동원한 것에 대한 법적 ·도덕적 책임을 묻는 기초라면서 소추안 결론부에 외교 부분의 무대응도 언급됐다고 전했다. ‘구중친일’은 중국을 미워하고 일본과 친하게 지낸다는 뜻이다.

6개 야당이 지난 4일 공개한 탄핵소추안에는 “(윤 대통령이) 소위 가치외교라는 미명 하에 지정학적 균형을 도외시한 채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하고, 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정책을 고집하며 일본에 경도된 인사를 정부 주요 직위에 임명하는 등의 정책을 펼침으로써 동북아에서 고립을 자초하고 전쟁의 위기를 촉발시켜 국가 안보와 국민 보호 의무를 내팽개쳐 왔다”라는 구절이 담겨 있다.

‘구중친일’이 포함된 환구시보 기사 제목은 이날 포털 바이두에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여러 매체에서도 “중국에 대한 증오와 친일이 전쟁위기를 불렀다”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위기를 불렀다”는 변주된 제목의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매체들도 이번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소추안 부결과정을 실시간으로 전한 가운데 한·미·일 관계의 향방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집권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중국중앙TV(CCTV)는 지난 5일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한 사실을 두고 “심하게 오판(badly misjudged)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가 같은 날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가 한 ·미·일 3각 동맹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보도했다는 것도 여러 중국 매체에 소개됐다.

펑파이신문이 8일 내보낸 ‘윤석열은 탄핵에서 벗어났지만 한국 정치는 더 큰 혼돈 속으로?’란 제목의 기사에서 익명으로 인터뷰한 한 전문가는 “한·미·일 협력과 한국 외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비상계엄 자체보다는 차기 대통령의 정책조정”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한다면 한미동맹을 근본적으로 조정하지는 않았을 테지만 한·미·일 공조에 더욱 신중하고 대중국 정책에도 변화가 생겨 한·중 협력에 유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펑파이신문은 윤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나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여러 형사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최종심까지 6개월 걸릴 수 있어 결과는 불투명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뉴샤오핑 상하이정법대학 동북아연구센터장은 펑파이신문에 “이번 계엄 파동은 한국의 국제적 이미지 형성에 큰 충격을 줬다”며 “한국이 ‘글로벌 중추국가’가 되겠다며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해 온 윤석열이 매우 평화로운 상태에서 계엄령을 선포한 것 자체가 민주주의를 짓밟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 의원들이 7일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것을 두고 “당정이 서로를 보호하고 최대한 시간을 끌며 생존을 위한 활동 공간을 확보하자는데 인식을 같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펑파이신문은 한국 민중의 분노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의 구상 역시 실현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한국의 국제적 이미지가 추락한 가운데 한국 정치는 앞날을 알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가 됐다고 본 것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까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정에는 논평하지 않는다. 관련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고 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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