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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미국 경제 호황 사이클에, 한국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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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탄핵안 처리 자체가 무산되자 실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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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 경제가 “놀랍도록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미 연준 의장으로서 강한 경제 낙관론을 언급하기 쉽지 않은데, 그만큼 미국 경제가 순항 중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2.9% 성장률을 기록했던 미국 경제는 올해도 2% 후반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의회예산국에서 추정한 잠재 성장률이 2.1% 수준임을 고려하면 미국 경제는 잠재 성장률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 정책, 기술혁신 사이클 주도, 강력한 산업정책 등에 힘입어 미국 경제는 과거 90년대 경제 호황 사이클이 재연되는 분위기다. 이에 연준은 금리인하 속도 조절을 고민하고 있다.



미국 경제 호황은 한편으로 미국 경제의 예외주의 현상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촉발한다. 글로벌 주요국 중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제는 정체 흐름을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강력한 기술규제 등으로 되레 경기침체와 물가 둔화가 동반되는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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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내리는 동시에 2025년과 2026년 성장률도 각각 1.9%와 1.8%로 하향 조정했다. 1%대 성장률은 다소 충격적인 전망치였다. 2% 수준으로 알려진 잠재 성장률을 밑돌 수 있다는 얘기여서다. 저성장 리스크의 현실화다.



문제는 2025년 성장률 1.9%도 낙관적 수치일 수 있다는 점이다. 내년 1월 트럼프 대통령 공식 취임 뒤 관세 정책 등이 어떻게 추진될지에 따라 국내 성장률이 추가로 하향 조정될 여지는 크다. 2기 트럼프 행정부는 1기 때보다 ‘관세 무기화’를 노골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수출경기를 견인하던 대미 수출은 이미 한 풀 꺾이는 분위기다. 11월 대미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5.1%의 감소세로 전환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무기화가 현실화한다면 25년 대미 수출을 포함해 전체 수출이 큰 타격을 받으며 국내 성장률의 추가 하향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잠재적 위험이 크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국내 정치 불확실성도 불거졌다. 여야 간 정치대립 격화에 따른 정책 부재 현상은 내수 부진 현상을 심화시킬 공산이 크다. 국내 주력 산업이 중국의 과잉 리스크와 저가 공세로 큰 시련을 받는 상황에서 국내 정치 불확실성 확산은 신인도 하락에 따른 유동성 위험을 증폭시킬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자국 산업 보호와 육성을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정책적 지원을 하는 반면 한국은 정치적 갈등 속에 정책 부재에 직면한 모습이다.



한국은행의 25년 성장률 전망치 1.9%마저 낙관적 전망치로 보이고, 미국과 성장률 격차가 커지는 현상이 미국 경제의 예외주의 현상 때문인지, 우리 자신의 잘못인지 되돌아볼 시간이다. 자칫 미국 경제 호황 사이클에도, 국내는 침체를 우려할 상황을 마주할지 모른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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