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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소년중앙] 국내 최대 축구장서 국대경기도 보고 공연도 보고 쇼핑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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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30일 오후 3시 코리아컵 결승전이 서울 마포구에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포항은 3대 1로 울산을 꺾고 코리아컵 우승을 차지했는데요.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올해 공식적인 일정은 막 내렸습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2002 한일 월드컵을 위해 건설된 축구 전용구장으로 현재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K리그1 FC 서울의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개장 이후 20여년간 '아시아 최대 규모의 축구 전용구장' 타이틀을 자랑했죠. 그러다 2021년 11월 카타르의 루사일 스타디움(8만2000석)에 이어 자카르타 국제경기장, 베이징 노동자경기장 등이 차례대로 개장하면서 현재는 아시아에서 다섯 번째 규모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가장 큰 축구 전용구장으로 그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죠.

이토록 거대한 서울월드컵경기장 내부는 어떤 공간으로 이뤄져 있고, 또 축구 경기가 없는 날에는 어떤 용도로 사용되고 관리는 어떻게 할까요. 이 모든 걸 알아보기 위해 김지우·이준호 학생기자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방문해 곳곳을 살펴봤습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선수들이 직접 경기를 뛰는 그라운드와 감독 대기실, 선수 대기실을 비롯해 선수들이 경기 전 몸을 푸는 워밍업실 등으로 구성돼 있었죠. 투어 대기실에서 소중 학생기자단을 반갑게 맞아준 서울특별시공단 김지민 대리가 경기장 내부 설명을 맡았어요. "서울월드컵경기장 방문해 본 친구 있나요?"라는 질문에 지우 학생기자가 손을 번쩍 들더니 "제가 FC 서울 팬이어서 경기 보러 몇 번 와봤어요"라고 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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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왼쪽)·이준호 학생기자가 서울 마포구에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경기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어떻게 관리하고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등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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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둘러볼 선수 대기실이나 워밍업실 모두 FC 서울 선수들이 실제 쓰는 곳이죠"라고 말한 김 대리는 먼저 선수들이 축구하는 경기장부터 관람하자고 제안했어요.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니 광활한 평원과 같은 푸른 경기장이 소중 학생기자단을 맞이했죠. 김 대리는 경기장 지붕을 가리키며 "무슨 모양이랑 닮지 않았나요?"라고 질문했어요. 준호 학생기자가 잠시 고민하더니 "우산이랑 닮았어요"라고 대답하자 김 대리는 "그 말을 듣고 보니 우산이랑도 닮았네요. 하하.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명절에 날리는 방패연 모습이랑 비슷하지 않나요? 경기장을 설계한 류춘수 건축가는 전통적인 한국 연 모양을 본 떠 지붕을 만들었죠. 50m 높이의 지붕은 16개의 기둥이 지탱해요"라고 설명했어요.

위에서 내려 보면 연과 닮은 모습인데, 경기장을 둘러싼 데크에서 지붕 쪽을 관찰하면 전통 한옥 처마와도 비슷한 느낌이 들어요. 경기장 좌석의 90%를 커버하는 이 지붕은 한지처럼 보이는 섬유유리 직물과 폴리카보네이트 유리를 사용해 따듯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자아내, 밤에 불 켜진 경기장을 보면 마치 등불을 연상케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한국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영국의 세계적인 축구 전문지 '월드 사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0대 축구 경기장으로 선정됐어요."

경기장을 둘러보던 준호 학생기자가 "여긴 몇 명이나 들어올 수 있나요?"라고 질문하자 김 대리는 “경기할 때는 6만6704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데 콘서트나 행사의 경우 그라운드에도 관중석을 만들거든요. 그럼 최대 8만5000여 명까지 가능해요. 축구 경기 최다 관중은 2013년 10월에 열린 우리나라 대 브라질전인으로 당시 6만5308명이 경기장을 찾았죠”라고 얘기했어요. 이어 "경기장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죠?"라고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질문했습니다. "당연히 잔디죠." 두 학생기자의 우렁찬 답변에 김 대리가 말을 이었어요. "맞아요. 근데 우리가 알던 축구 경기장과 조금 다르지 않나요?"라고 되물었더니 준호 학생기자가 "골대가 안 보여요"라고 대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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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들어오는 입구에서 포즈를 취한 소중 학생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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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포착했네요. 경기가 없을 때는 잔디 보호를 위해 골대를 다른 곳에 보관해 두었다가 경기 시작 전에 골대를 설치해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천연잔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2022년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 잔디를 도입했는데요. 천연잔디 95%와 인조잔디 5%로 혼합된 하이브리드 잔디는 선진 유럽리그에서 주로 사용하는 잔디입니다." 잔디 종류는 국내에서 회복력이 우수하고 여름철 고온다습한 우리나라 기후에 적합한 켄터키블루그래스 종과 발아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라 조기 피복이 가능한 톨훼스큐 종을 7대 3 비율로 혼합했죠. "축구경기를 보면 경기장 잔디에 바둑판무늬가 보이는데 이건 따로 만든 건가요?"라고 준호학생기자가 묻자 김 대리는 “무늬를 따로 만든 건 아니고요. 잔디 깎는 기계의 이동방향에 따라 잔디 누운 방향이 달라지거든요. 그 방향에 따라 한쪽은 더 짙은 녹색, 반대편은 연한 녹색으로 보이는 게 마치 바둑판무늬처럼 보이는 거예요”라고 말했어요.

지우 학생기자는 "경기장 잔디 밑에는 뭐가 있는지 궁금해요"라고 물었죠. 이에 김 대리는 "축구장 잔디그라운드 하부는 우천 시 원활한 배수를 위해 복잡한 다층지반구조방식으로 이뤄져 있어요. 전 세계 대부분의 축구장이 미국골프협회(U.S.G.A) 그린 조성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우천 시 시간당 28.7㎜의 우수를 처리할 수 있는 구조죠. 국내 모든 월드컵경기장은 이와 같은 형태로 조성됐어요"라고 설명했어요. "그럼 경기장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 관리는 뭔가요?"라는 준호 학생기자 질문에 김 대리는 "아무래도 20년이 넘은 건축물이다 보니 전기·기계·설비 등과 같은 경기장 시설물 유지보수·관리가 제일 중요하겠죠"라고 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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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6만6704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축구 전용구장 서울월드컵경기장 관람석에 앉은 소중 학생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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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곳곳을 샅샅이 살펴본 소중 학생기자단은 경기가 있는 날 감독과 선수들이 휴식하는 대기실로 향했죠. 먼저 감독 대기실에 들어가자 한쪽 벽면에 붙은 FC 서울 역대 감독들이 소중 학생기자단을 반겼어요. 김 대리는 "축구 시즌 중에 감독님이 직접 이용하는 곳이에요. 여기서 전술도 짜고 잠깐 쉬기도 하시고요"라고 말했어요. 감독 대기실 바로 맞은편에는 선수들이 사용하는 선수 대기실이 자리하고 있었는데요. 이곳 역시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이나 FC 서울 선수들이 경기 때마다 사용하는 곳이죠. 지우 학생기자가 "여기 앉아서 바나나 먹는 선수들 모습을 유튜브 채널에서 봤어요"라면서 신기해했어요. 다음으로는 선수들이 경기 전 몸을 푸는 워밍업실을 둘러봤습니다.

김 대리는 워밍업실에 있는 축구공을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건네면서 한번 차보라고 권했죠. 먼저 준호 학생기자가 수준급 드리블 실력을 보여주자 김 대리와 지우 학생기자가 "우와"하며 감탄했어요. 지우 학생기자도 몇 번 공을 드리블해보면서 선수들의 워밍업 과정을 따라 해봤어요. 워밍업실에서 나온 김 대리는 경기가 없을 때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살펴보자며 소중 학생기자단과 2층으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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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선수들이 몸을 풀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워밍업실에서 비치된 공으로 선수처럼 드리블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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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설계할 때부터 경기가 없을 때를 고려했어요. 그래서 실내면적 16만6503㎡ 중 상업시설 공간이 8만4260㎡를 차지해요. 2층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도 있고 대형마트나 수영장 그리고 결혼식장을 마련해 놔서 경기가 없을 때도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에요"라고 설명했죠. 그 설명대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다양한 시설 덕에 2002 한일 월드컵 이후부터 줄곧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2018년에는 건축비를 다 회수했다고 합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영화관·수영장 등 복합시설뿐만 아니라 공연장으로도 사용되죠.

서울시에서 스타디움 공연을 할 수 있는 곳은 서울올림픽경기장과 더불어 서울월드컵경기장 단 두 곳뿐입니다. 8만 명 이상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 덕에 지난 2009년부터 해마다 이곳에서 대규모 합동 콘서트인 드림콘서트를 비롯해 여러 K팝 가수들의 공연이 열려요. 올해만 해도 경기가 없는 4·5월 각각 세븐틴과 가수 임영웅이 콘서트를 열었고 9월에도 아이유가 100번째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죠. 이런 대형 공연이 끝나면 추후 있을 축구 경기를 위해 시설물 점검 및 잔디 보수 등 그라운드 작업을 통해 재정비에 집중한다고 해요. 김 대리는 “잔디그라운드 사용 매뉴얼 사전안내에 따라 행사 전 과정에 걸쳐 잔디 훼손 방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어요. 또 잔디 보호를 위해 여러 방면으로 힘쓰고 있고요”라고 설명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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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대기실을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 이준호(오른쪽) 학생기자가 화이트 보드에 있는 전술판을 보고 신기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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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쇼핑몰·수영장 등으로도 활용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편의성은 지역 이미지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하는데요. 과거에는 쓰레기매립지 난지도라는 인식이 있었다면, 지금은 서울월드컵경기장 덕에 복합문화공간으로 이미지를 완전히 탈바꿈했습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앞으로도 축구 경기가 없을 때는 시민 문화공간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예정이에요.

동행취재=김지우(서울 대치초 5)·이준호(경기도 홈스쿨링 중1) 학생기자

■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축구경기 관람을 위해 종종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방문했는데 이번 취재를 통해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됐습니다. 겨울에는 잔디 보호를 위해 햇볕이 안 드는 경기장 내부에 히터를 튼다는 것이었죠. 골대도 경기하는 날에만 설치한다는 것 역시 놀라웠고요. 그리고 원정팀 라커룸은 2002 한일 월드컵을 기억하게끔 만들어졌다는 것도 알 수 있었죠. 원정팀 연습실 벽에는 자유롭게 낙서할 수 있는 것도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역사존에는 FC 서울 레전드 선수들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어 반가웠죠. 경기장 취재를 하고 나니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얼마나 특별한 장소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김지우(서울 대치초 5) 학생기자

평소에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서울월드컵경기장 취재가 기대됐어요. 주차장으로 들어서면서 바라본 외관은 매우 웅장했고 설레기 시작했죠. 먼저 경기장을 살피러 들어갔는데 잔디 관리 때문에 밟아 보진 못했지만 잘 관리한 듯 푸릇푸릇해 보였습니다. 감독실에는 ‘FC 서울’ 역대 감독님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있었어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FC 서울의 홈구장이기 때문이었죠. 선수대기실에는 아직 지워지지 않은 전술판이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치열한 경기를 상상해봤습니다. 다음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멋진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싶다는 희망을 가지며 취재를 마쳤습니다.

이준호(경기도 홈스쿨링 중1) 학생기자

글=이보라 기자 lee.bora3@joins.com,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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