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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뒤 항의하는 민주당 관계자들을 뒤로 하고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건희 특검법 투표 후 본회의장을 나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에는 참여하지 않고 의총을 계속이어가다 본회의 산회후 국회를 떠났다. 2024.1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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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사퇴 의사를 재확인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해제 표결 과정에서 많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일부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추 원내대표를 향해 거친 언사로 비판하고 이른바 '언론플레이' 등의 행태를 보였다고 판단하고, 그에 강한 모멸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추 원내대표는 9일 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저의 원내대표 사퇴 의사는 확고하다"며 "새 원내대표 선출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주시기 바란다. 의원들의 모든 힘과 지혜를 당 대표 중심으로 모아 주시기 바란다. 저도 그 과정에 함께 하겠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탄핵안)의 투표 불성립 폐기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작금의 국정 혼란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께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헌정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표결이 이뤄진 작금의 상황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인 4일에도 원내대표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당시에는 의원들의 만류로 직을 유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추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직에서 사임한 배경에는 지난 4일 비상계엄 해제 당시 추 원내대표의 행보에 대한 일부 친한 의원들의 비판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추 원내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힌 지난 7일 의원총회에서 중진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추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요구했으나 친한 의원인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제동을 걸었다. 한 의원은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들 다수가 참여하지 못한 것이 추 원내대표 책임이라며 그가 당을 계속 이끌어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친한 의원들은 해당 의원총회에서 추 원내대표를 향해 '내란동조자'라는 비난을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원내대표가 비상 계엄 선포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비판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추 원내대표는 부담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추 원내대표는 친한계의 언론플레이 등 행보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에 사과를 요구한 것 등을 언론에 알리지 않고 진행했는데, 친한계가 추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에 동조하는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는 데 대해 불쾌감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추 원내대표는 현재 사퇴 의사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을 위해서라도 새 원내대표가 당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의힘 중진들은 추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의 4선 이상 중진은 오는 9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추 원내대표에게 재신임 수락을 요청하고 향후 원내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야당이 매주 탄핵안 발의와 표결을 예고한 상황에서 새 지도부를 세워 대응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번 회의는 추 원내대표의 사의로 임시 권한대행 역할을 맡은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는 법이 어디 있겠느냐"라며 "추 원내대표는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데 탄핵안 정국이 마무리되고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가 책임을 지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 상황에서 원내대표의 사퇴는 말이 안 된다"며 "민주당 등의 탄핵 공세에 대응하고 당 대표, 총리와 윤 대통령의 2선 퇴진에 따른 정국 안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선 원내 지도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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