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수출 둔화 뚜렷” 경고
신규 구인건수 15년새 최저
실업급여 신청자 사상 최대
글로벌 투자은행·OECD 등
내년 韓성장률 줄줄이 하향
국가 신용등급도 ‘위태위태’
신규 구인건수 15년새 최저
실업급여 신청자 사상 최대
글로벌 투자은행·OECD 등
내년 韓성장률 줄줄이 하향
국가 신용등급도 ‘위태위태’
상가 공실률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3일 남양주의 한 상가에 공실이 넘쳐나고 있다. 2024.11.03.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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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침체에 고용 불안까지 겹치며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경기도에서 5년째 무인카페를 운영 중인 김선호 씨(가명)는 “가뜩이나 장사가 점점 더 안돼서 어려운 상황인데, 정치적 불안이 소비를 더욱 멈추게 하지 않을지 잠이 안올 지경”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매일경제가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11월까지 폐업 신고를 한 카페(커피숍)는 1만228개로 이미 1만개를 넘어섰다. 폐업 카페 수는 2020년 7944개, 2021년 8691개, 2022년 1만439개, 2023년 1만2433개로 계속 증가 추세다.
상가 공실률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3일 남양주의 한 상가에 공실이 넘쳐나고 있다. 2024.11.03.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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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여파로 필수품 외에는 지갑을 닫는 소비 경향이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12월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가 이어져 전통적인 쇼핑 대목으로 꼽히는데 정치불안 여파로 백화점, 이커머스 등에서 대규모 매출 공백 발생이 우려된다.
정국혼란이 관광객 감소로 이어지면 면세점 업계도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지난 5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분기 한국을 방문할 중국인 관광객은 83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할 수 있다.
한국 경제 하방위험이 날로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가 내년 한국의 경젱성장률 전망치를 이미 내렸다.
이런 상황 속에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펼쳐지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으로 나타나는 대외신인도 추락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9일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양국 간 신뢰 유지와 긴밀한 소통에 대해 협의했지만 정치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최악의 경우까지 대비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국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국가 신용도 해외 투자자들의 원화 자산 선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 레이팅스 보고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임 또는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치 환경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며 “많은 활동가들과 노동조합이 파업을 벌이고 있으며 정치적 긴장이 고조돼 조업 중단 등 경제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경제동향 12월’을 발표하고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경기 개선세가 제약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상품 소비와 건설투자의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했다. 내수 부진 판단은 작년 12월부터 1년째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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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판매 통계는 2022년 2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10개 분기째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 여파로 국민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뜻이다. 동시에 미래가 불확실한 것도 소비 감소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무엇보다 이번 보고서에서 KDI는 수출에 대한 우려도 담았다. 수출액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1.4%에 그쳤다. 7월에 13.5%를 찍고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다음달에는 미국에서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다. 트럼프 경제팀은 관세주의자들로 가득 채워졌다. 이미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전이지만 대미 수출은 지난달 5.1% 감소하며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당선 후 보호무역 강화가 예상되고 칩스법이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를 통해 기존 혜택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갈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새로운 수출 시장 발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채용시장도 얼어붙었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취업 정보 사이트 ‘워크넷’을 이용한 구인 인원이 11월 기준으로 1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에서 신규 구인 인원이 3만2000명 줄어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건설업과 도소매업에서는 각각 6000명, 4000명 감소했다. 건설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16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0월에 이어 11월에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9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000명(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탄핵 정국이 고용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금융위기나 코로나 사태는 영향이 있었으나 정치적인 이슈가 일자리를 변화시키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며 “전반적인 일자리 환경은 조금 가라앉아 있는 느낌이지만 수출, 내수 침체 등 여러 상황과 연결돼 있어 사후에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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