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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아사드 몰락으로 러시아 군사거점 위기···“자산이 골칫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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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투스 손실, 러시아 해군 전략에 치명타

‘아프리카 교두보’ 흐메이밈 공군기지도 미래 불투명

경향신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알바샤르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2월 11일 시리아 흐메이밈 공군 기지에서 군대 행진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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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반군에 의해 몰락하면서 러시아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그간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며 시리아를 군사 거점으로 활용해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략도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시리아 내 러시아의 군사 기지는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하기 전까지는 러시아의 주요 자산이었지만 이제는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서부 해안 도시 타르투스에는 1970년대 소련 시절부터 러시아군의 해군 기지가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가 지중해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관문이자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는다.

러시아는 1977년 타르투스 해군 기지를 건설했으나, 소련 붕괴 이후 한동안 사실상 ‘유휴 상태’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2015년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면서 49년 임대 계약을 체결하고 기지 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장했다. 같은 해 러시아는 시리아 북서부에 흐메이밈 공군기지 건설을 시작했으며, 이 기지는 2017년부터 49년간 러시아가 사용할 수 있도록 양국 간 임대 계약이 체결됐다. 이들 기지는 리비아와 말리 등 아프리카 내 우방국에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진 기지로 활용됐다. 그러나 반군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알아사드 대통령을 축출하면서 시리아 내 러시아 시설의 앞날도 불투명해졌다.

알아사드 정권의 총리가 반군 측에 권력을 이양하는 것에 동의함으로써 정권이 완전히 넘어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하메드 알잘랄리 총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알아라비아 방송과 인터뷰에서 그가 시리아구원정부(SSG)에 권력을 넘겨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SSG는 알아사드 정권을 붕괴시킨 반군의 주축 세력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의 행정부격 조직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군사 기지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시리아의 권력자들과 접촉하기 위한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HTS가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한 해외 세력들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러시아 의도대로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내전 기간 정부군을 도와 반군 지역을 무차별 폭격, 전투원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최소 수만 명을 살상하는 만행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시리아 매체인 노스프레스통신은 이날 러시아 군대가 이미 만비즈와 코바네의 기지를 비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르투스나 흐메이밈에서 대규모 철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징후나 보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타르투스 손실은 시간문제이며, 이는 지중해 동부에 영구 주둔하려는 러시아 해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의 세계화 전략에도 큰 틈이 발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1년 시작된 내전으로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 위기에 놓이자, 푸틴 대통령은 2015년 본격적으로 군사 개입에 나섰다. 2017년 그는 시리아 내 러시아 공군기지를 방문해 “테러 세력이 다시 고개를 든다면, 그들이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전례 없는 폭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후 정부군은 2019년 말 반군을 북서부 이들리브주 지역으로 고립시키며 상황을 안정적으로 장악했고, 시리아는 러시아가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을 강화한 상징적 공간이 됐다.

그러나 지난달 말 반군이 제2 도시 알레포를 기습 점령하고 수도 다마스쿠스를 향해 빠르게 진격하는 동안, 러시아는 과거와 달리 어떠한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리아 수도가 함락된 날 “러시아는 킹메이커에서 구경꾼으로 전락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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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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