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직무대리는 최측근 핵심 참모
여인형(왼쪽)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이경민 국군방첩사령관 직무대리가 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2·3 불법계엄 사태의 핵심 관련자로 지목받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의 후임인 이경민 방첩사령관(소장) 직무대리를 배치한 인사가 부적절하다는 뒷말이 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 사령관 직무대리가 최근까지 여 전 사령관의 참모장을 맡아 온 데다 육군사관학교 후배로 관계가 깊어 사실상 '여인형 체제 시즌2'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사령관 직무대리 지휘 아래에서는 불법계엄 관련 사실 관계가 제대로 드러나기 힘들고 쇄신 목소리도 억눌리고 있다는 불만이 내부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 6일 국방부는 12·3 불법계엄 사태 핵심 관련자인 여 전 사령관을 직무정지하고 이경민 참모장을 사령관 직무대리로 지정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이 사령관 직무대리가 방첩사에 오랜 기간 근무한 방첩분야 전문가로서, 어수선한 방첩사 조직을 수습하고 기강을 바로잡을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내부에서는 또다시 육사 출신이 사령관으로 왔다는 불만 목소리가 나왔다. 불법계엄 당시 작용했던 육사 선후배 인연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수도방위사령관 자리는 3사관학교 출신 김호복 육군 중장이, 특수전사령관 자리는 학사장교 출신 박성제 육군 소장이 지명됐다.
방첩사 사정에 밝은 한 군 소식통은 10일 한국일보에 "빠른 쇄신으로 바닥에 떨어진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한데, (계엄 사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이들이 버티고 있어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한 방첩사 관계자는 "이 사령관 직무대리가 방첩사 '2인자'인 참모장을 해온 만큼 그간 내부에서 벌어진 일을 제대로 고발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달 이뤄진 인사에서 이 사령관 직무대리만 방첩사 내 유일한 소장이 됐다는 점도 공교롭다"고 지적했다.
엄효식 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계엄 당시) 여 전 사령관의 최측근으로 그와 어떤 일을 했을지 모르는 인원을 직무대리로 임명한 점은 적절하지 않은 인사로 보여진다"며 "방첩사 신뢰 회복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듯하다"고 짚었다.
국방부는 지명 이후 불거진 우려들에 대해 "내부적으로 확인했을 때 직무대리를 해도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임명됐다"며 "추후 (이 사령관 직무대리에 대한) 문제가 있으면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