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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시리아, 반군측에 권력이양 합의 美 '테러리스트 단체' 인정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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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한 시리아 반군이 정부 접수 작업에 들어갔다. 기존 알아사드 정부 총리가 반군 측 정부에 권력을 이양하는 데 동의했다. 반군 주축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은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 유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모하메드 알잘리 총리는 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알아라비아 방송과 인터뷰하면서 시리아구원정부(SSG)에 권력을 넘겨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SSG는 HTS의 행정부 역할을 맡고 있다.

HTS는 이날 성명에서 "조직 수장인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가 국민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보장하는 권력 이양을 조정하기 위해 알잘리 총리를 만났다"고 밝혔다. 과도정부 운영 책임자는 SSG 수반인 모하메드 알바시르가 유력하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알졸라니는 군사령관 지위를 유지하면서 정치 지도자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반군은 이날 이슬람 시아파의 한 종파인 알라위파 장로들을 만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알라위파는 알아사드 대통령의 정치 기반이었다. 시리아는 수니파 무슬림이 인구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에 알라위파 등 시아파와 기독교인, 쿠르드족, 드루즈족 및 기타 집단으로 구성돼 있다. 반군이 아사드 정권의 종식을 끌어낼 시험대에 올랐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각국은 반군과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HTS를 테러 단체로 지정한 미국은 튀르키예를 통해 반군 지도부와의 소통 창구를 찾는 데 주력하는 동시에 테러 조직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서방 진영은 HTS가 어떤 행보를 보이는지에 따라 정상적인 외교 관계 수립을 결정할 태세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HTS가 포용과 앞으로의 정치적 과정에 대해 올바른 말을 하는 것을 들었지만, 궁극적으로 우리의 정책 대응은 그들이 취하는 행동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모든 행위자들이 더 이상의 폭력을 피하고, 민간인 보호를 보장하며, 국제인도법을 포함한 국제법을 준수할 것과 모든 소수 민족의 구성원을 보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HTS는 국제 테러 단체 알카에다의 연계 조직으로 창설된 알누스라 전선을 전신으로 하는 단체다. HTS는 2016년 알카에다와 결별을 선언하며 점령지에서 여성의 히잡 착용과 금연을 강조하지 않는 등 유화책을 펼쳐왔다. HTS는 시리아군 징집병에 대한 일반 사면을 발표했다. 자원 복무한 장교와 병사에 대해서는 사면이 적용되지 않는다. 또 히잡을 비롯해 여성의 옷 선택권을 침해하거나 여성 외모와 관련해 발언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현지 일간 알와탄이 전했다.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이후 유럽 각국에서는 시리아 출신 난민의 망명 심사 절차를 중단했다. 독일과 영국,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그리스 등 많은 유럽 정부가 시리아 난민 심사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본국으로 돌아가려는 난민들이 생기자 이번 기회에 이민 유입 차단에 나선 셈이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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