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원내대표 이모저모

與 원내대표 권성동 vs 김태호…이 시국에 '계파 전면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출구를 못 찾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원내대표 자리를 둘러싸고 거친 신경전이 벌어졌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후임자를 뽑는 경선은 12일에 열린다. 추 전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났다. 5선 권성동 의원과 4선 김태호 의원이 맞붙는데, 정치권에선 "향후 정국 수습책과 당 진로를 둘러싸고 친윤계와 친한계의 전면전이 개시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앙일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중진 의원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오전 열린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 의원 회의에선 5선 권성동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인하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 권 의원은 윤 대통령 대선 후보 당시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대표적인 ‘친윤’이다. 권 의원은 회의 직후 “중진 의원 다수 의원께서 ‘어려운 상황에 그래도 원내대표 경험이 있는 제가 원내대표가 돼서 어려운 당 상황을 잘 조정하고 의원들의 심부름꾼이 되어 달라’는 말씀을 주셨다”고 말했다.

친한계는 격하게 반발했다. 한동훈 대표부터 이날 오전 ‘원내대표 추대’ 움직임에 대한 질문에 “중진 회의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적절하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유튜브 방송에서 “추 전 원내대표가 비상계엄 발동 당시 석연치 않은 행위 등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는데, 권 의원은 그날 뭘 했느냐”라며 “권 의원이 새 원내대표가 되면 ‘내란 동조당’ 프레임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친한계는 원내대표 후보를 구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그간 친한계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됐던 3선 김성원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후보 등록 마감을 10여 분 앞두고 최근 친한계와 닮은꼴 행보를 보인 4선 김태호 의원이 출마를 신청하면서 겨우 경선이 성사됐다. 김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에 “친한계의 출마권유는 없었다. 당내 변화 요구가 있고 이를 풀어가야 하는 과제가 있어 고민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김태호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원내대표를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한 건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권한을 원내대표가 갖기 때문이란 해석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만일 당 지도부 공백 상태가 발생하면 당헌상 원내대표가 당 지도부 구성의 키를 쥐게 된다”며 “탄핵안 표결 등 향후 여러 일정 속에 지도부 교체 가능성이 있고, 조기 대선 가능성도 커진 만큼 주도권 싸움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국민의힘 장동혁, 김재섭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친윤계는 친한계인 장동혁 최고위원의 행보에 따라 '한동훈 지도부'가 붕괴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장 최고위원이 6일 당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통과되면 최고위원직을 즉시 사퇴하겠다”는 취지로 말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헌 96조는 ‘최고위원 4인 이상 사퇴’를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사유로 규정했는데, 당에선 “장 최고위원이 물러나면 김재원·김민전·인요한 최고위원이 함께 사퇴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계파 간 이전투구는 이날도 계속됐다. 김건희 여사 팬카페 ‘건사랑’에는 이날 장 최고위원의 전화번호와 함께 “사퇴 권유를 날려 달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반한(反韓) 성향 유튜버가 “제가 한동훈·안철수·김예지·김상욱에 대한 징계요청서를 넣으려고 하니, 당사 1층에서 민원을 안 받는다고 막았다. 혹시 방법이 있을까 여쭤본다”고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에게 문자로 요청하는 장면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반대로 친한계 신 부총장은 유튜브에서 친윤계를 향해 “진짜 구제 불능”이라며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발동했으면, 최소한 자숙 모드는 유지해야 할 것 아니냐”고 고 비판했다. 양측의 이 같은 언쟁이 반복되자 여권 인사 사이에선 “정권이 다 무너지고 당도 난파선이 됐는데, 아직도 서로 선장이 되겠다고 권력 다툼만 벌인다”는 탄식도 나왔다.

오현석·김기정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