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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시리아 “반군에 권력이양”… 과도정부, 30대 총리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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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 알 바시르, 반군 행정 이끌어

반군 지도자는 軍 영향력 행사할듯

“알카에다와 결별… 새 정부 인정을”

동아일보

무함마드 알 바시르


시리아 반군의 대대적인 공세로 축출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무함마드 가지 알 잘랄리 전 총리(55)가 9일 “반군으로 권력을 넘기겠다”고 밝힌 가운데, 공습을 이어온 이스라엘군이 지상군도 10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남서쪽으로 20여 km 떨어진 카타나까지 진격했다. 혼란을 틈타 시리아와 영유권 분쟁 지역인 골란고원의 점령을 굳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잘랄리 전 총리는 9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알아라비야방송 인터뷰에서 “시리아구원정부(SSG)에 권력을 넘기기로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 샴(HTS)’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SSG는 HTS의 행정 조직으로 내전 과정에서 HTS가 장악했던 북부 이들리브 일대에서 사실상 정부 역할을 담당했다. HTS도 “무함마드 알 바시르(38)를 과도정부 총리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1986년 이들리브에서 태어난 그는 1월부터 SSG 수반으로 활동했다. HTS 지도자인 아부 무함마드 알 줄라니(42)는 군 책임자 지위를 유지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권력 이양이 본격화하면서 국제사회는 HTS를 공식 정부로 인정할지 고심하고 있다. “권력 공백 사태를 틈타 이슬람국가(IS) 같은 테러 조직이 재건되는 사태를 막으려면 HTS를 과도정부로 인정해야 한다”는 현실론과 “이슬람 원리주의를 강조하고 과거 알카에다와도 연을 맺었던 HTS가 미덥지 못하다”는 반론이 대립하고 있다.

알카에다 연계 등을 이유로 현재 미국, 영국 등 유럽 주요국, 튀르키예 등은 HTS를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있다. 줄라니는 자신이 2016년 알카에다와 결별했다며 “새 정부를 인정해 달라”는 입장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중동으로 급파하기로 했다. 아사드 정권이 보유했던 화학무기가 테러 조직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고 중동의 안정 방안을 모색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그는 12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휴전 방안 또한 논의하기로 했다.

8일 골란고원 내 시리아 정부군 기지를 공격했던 이스라엘은 10일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까지 진격했다. 로이터통신은 시리아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골란고원의 시리아와 이스라엘 완충지대에서 약 10㎞ 떨어진 카타나까지 전차 등을 진입시켰다”고 전했다. 9일 시리아 내 화학 무기 관련 시설 100여 곳을 공습했던 이스라엘군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이스라엘 측은 “시리아 정부군 잔재 세력이 재건하지 못하도록 일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동아일보

시리아 ‘인간 도살장’의 교수형 밧줄… 최소 3만명 사망 추정 9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사이드나야 교도소에서 한 남성이 수용자들의 교수형에 쓰였던 올가미 모양의 밧줄을 양손에 들어 보이고 있다. 이 교도소는 러시아로 도피한 바샤르 알 아사드 전 대통령의 잔혹 통치를 상징하는 곳으로 ‘인간 도살장’으로도 불린다. 처형, 고문, 굶주림 등으로 최소 3만 명 이상의 수감자가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이드나야=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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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민들은 러시아로 도피한 아사드 전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상당수 주민이 그의 다마스쿠스 자택에 들이닥쳐 물품을 약탈하고 집기를 파손했다.

아사드 정권의 주요 후원자였던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부터 시리아 서부 타르투스항에 조성한 군사 기지를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은 “해당 기지의 보안을 보장할 수 있는 반군 인사와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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