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토스뱅크 이사회 승인 남아…한국씨티은행 내부 절차 완료

인터넷 은행·외국계 은행도 책무구조도 제출 시작/그래픽=김지영

책무구조도 조기 제출·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인터넷전문은행과 외국계은행들도 책무구조도를 완성했다. 일부 은행들은 금융당국에 제출까지 완료했고 미제출 은행들도 이사회 승인 등 마무리 단계만 남았다. 다만 금융당국의 보완·수정 피드백을 충분히 받지 못한 부분이 불안 요소로 거론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달 초 금융감독원에 책무구조도 제출을 완료했다. 인터넷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 중에 가장 먼저 책무구조도를 완성·제출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도입으로 내부통제와 준법의식을 강화하고 고객에게 더욱 신뢰받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 SC제일은행도 이날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이사회 승인을 마무리하고 책무구조도를 금감원에 제출했다"며 "충실한 책무구조도 운영과 내부통제 강화를 통해 금융사고 예방과 금융소비자 신뢰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이외 제출하지 않은 은행들도 책무구조도 제출 전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책무구조도 작성을 완료하고 이사회 승인만을 남겨뒀다. 또 다른 외국계은행 한국씨티은행은 내부 절차를 모두 마쳤고 이달 중순에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불리는 책무구조도는 CEO(최고경영자) 등 임원들의 직책별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책임을 명시하는 문서다.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관련 책무를 맡은 임원들이 책임을 진다. 내년 1월2일 정식 도입·시행을 앞두고 있어서 전 금융사들이 이달 안에 제출을 완료해야 한다.

다만 11월 이후에 책무구조도를 작성·제출한 금융사들은 금융당국의 피드백 없이 책무구조도를 만드는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0월 말까지 책무구조도를 조기 제출한 금융사에는 시범사업으로서 정식 시행 전까지 책무구조도 작성과 관련해 수정·보완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은행들은 은행연합회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구체적인 작성 가이드라인이 없다보니 애로를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무상 여러 부서가 협업할 때 책임 소재나 책무를 기술할 때의 배정 범위 등을 설정하기 어려웠다는 공통적인 의견이 있었다.

이런 애로사항은 최근 금융당국이 시범사업에 참여한 은행들에게 책무구조도 관련 피드백을 줄 때 지적한 부분이기도 하다. 금융당국의 컨설팅 과정에서 지적한 내용 중에 임원책무의 중복·편중 배정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은행들의 책무구조도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도입 이후 연말연시 조직 개편이나 임원 인사 때 책무구조도 수정으로 인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목소리도 있었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책무구조도를 고치려면 이사회를 열어서 승인받는 절차를 꼭 거쳐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며 "원활한 수정·변경 프로세스를 마련해준다면 책무구조도 피드백 반영도 빠르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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