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뱅킹 잔액, 일별 골드바 판매액/그래픽=이지혜 |
12·3 계엄사태와 탄핵정국으로 안전자산인 금을 찾는 수요가 증가한다. 은행권에서 판매하는 골드뱅킹 잔액이 증가하고 골드바 판매액도 부쩍 늘었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인 지난 4일 금 수요가 유독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시중은행 3곳(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지난 9일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75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 골드뱅킹 잔액(7448억원)과 비교해 91억원 늘었다. 지난 10월말 7773억원을 기록한 골드뱅킹 잔액은 차익실현에 줄어들다 이달 들어 증가세로 전환했다. 골드뱅킹이란 실물인수 없이 금을 0.01g 단위로 매입할 수 있는 은행의 금투자상품이다. 보통 금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있거나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흐름일 때 잔액도 같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계엄사태 이후 탄핵정국에 안전자산인 금을 찾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값이 이미 높음에도 정치적 불안정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차익실현보다 금을 매입하려는 동기가 더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값은 연초 1g당 8만원대에서 최근 12만원대까지 올랐다. 2016년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때도 국내 금값이 올랐다.
특히 이들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확 늘었다. 7400억원대에서 횡보한 골드뱅킹 잔액은 계엄사태 다음날인 지난 4일 하루에만 84억원 증가하면서 7500억원대에 들어섰다. 이달 들어 증가한 골드뱅킹 잔액의 대부분을 차지한 셈이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취급하는 골드바 판매액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4일엔 골드바가 15억원어치 넘게 팔렸다. 통상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평균 7억~8억원 수준인데 이를 훌쩍 넘겼다. 지난 5일 9890만원, 6일 13억3500만원에 이어 9일엔 16억1700만원어치의 골드바가 판매되는 등 이후로도 10억원 이상씩 팔린다. 골드바 같은 금 실물은 거래시 부가가치세·수수료(약 15%)가 발생하고 보관비용이 드는데도 매입수요가 늘었다. 은행 관계자는 "골드뱅킹은 '투자' 성격이 일부 있지만 골드바는 '보유' 목적이 강하다"며 "계엄 이후 탄핵정국과 금융시장 불안정 때문에 실물 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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