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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은행 대출 문턱 높이자 인뱅·핀테크 찾는 소상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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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이미지.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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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들이 1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과 핀테크 비대면 사업자 대출 상품을 찾고 있다. 은행은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굳이 늘릴 필요가 없다 보니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영업하지 않고 있다. 반면 인터넷은행과 핀테크업계는 개인사업자대출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보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3분기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1조4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4285억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대출 잔액도 1조666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7830억원)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대출 상품 비교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핀테크업체 핀다의 올해 7~11월 개인사업자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5배 증가했다. 평균 약정 금리도 5.90%로 전년 동기 대비 3.18%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핀다에 입점한 사업자 대출 상품 수는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소상공인을 비롯한 사업자들은 은행에서 적극적으로 영업하기 어려운 금융 소비자다 유형이다. 최근 경기 침체와 탄핵 정국으로 개인사업자들의 업황부진이 전망되고, 금융 당국에서는 은행권에 건전성 관리를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으로선 위험도가 높은 개인사업자 대상 영업에 공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은행권에서는 개인사업자 대출 취급을 조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이날 기준 대출 잔액은 지난달보다 2050억원 줄었다. 올해 1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대출의 평균금리도 지난 10월 전월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고 보증대출의 평균 취급금리도 0.08%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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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사장님 대출. /토스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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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안대출을 내세우는 인터넷은행과 핀테크업체에 개인사업자대출은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올해 나이스(NICE)평가정보의 개인사업자대출현황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기준 329만명이었던 개인사업자대출 차주(돈 빌리는 사람)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 3분기 337만명 수준까지 늘어났다. 전체 대출 금액도 1055조원에서 1124조원으로 2년 새 70조원 가까이 늘었다.

소상공인들에게도 인터넷은행과 핀테크는 좋은 대안으로 꼽힌다. 대출금리가 낮은 1금융권은 신용등급과 주거래은행 유지 등 조건이 까다롭다. 또한 1금융권의 신용평가 모델은 규칙적인 현금 흐름을 가진 직장인 중심으로 설정되어 있어 소상공인에게 불리하다.

문턱이 낮은 2금융권은 금리가 20%에 달하는 등 대출받기 부담스럽다. 정부 지원 대출 상품의 경우 저신용자도 대출이 가능하고 금리도 합리적이지만 대출 한도가 제한적이다.

다만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업체들도 금융 당국의 지적을 받고 있으며 결국 연체율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 관건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초기 단순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보다 지역신용보증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보증서 대출 상품을 내주는 방식을 늘려가고 있다. 또한 개인사업자들의 주택을 담보로 잡는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 대출도 늘어가는 추세다.

현재 인터넷은행 3사 중 케이뱅크만 개인사업자의 부동산담보 대출을 진행 중이나, 카카오뱅크도 내년 같은 대출상품을 준비 중이다. 핀테크업계에서는 자체 신용평가모델(CSS) 고도화를 통해 연체율을 최대한 낮추고 차주들의 연체 상황을 등급별로 나누어 관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 중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는 신용도가 낮은 경우가 많아 시중은행 대출이 어려운데,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인터넷은행이나 핀테크업계와 수요가 맞아 개인사업자대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민서연 기자(mins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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