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개 볼트' 헬기, 불량률 0%
완성 후 테스트·품질 확인 1년
[경남 사천=최지훈 기자] 지난 11일 찾은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회전익 공장. 축구장 3개 규모의 이 공장에선 다목적 헬기 수리온, 소형무장헬기(LAH) 등이 조립 중이었다.
수만 개의 볼트로 이뤄진 헬기는 조립과정에서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작은 실수가 비행 때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수리온 생산현장./사진=최지훈 기자jhcho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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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률 0%를 만들기 위해 헬기 동체는 KAI가 직접 제작한 조립 틀 안에서만 조립한다. 조립 틀 위에는 치구(헬기 조립 장치)가 달려있다. 볼트에 따라 치구도 달라지고, 작업자는 정해진 위치에서 정해진 치구로만 볼트를 조여야 한다. 반복해서 국방표준품질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는 것도 작업자의 임무다.
회전익은 전방·중앙·후방으로 동체를 나눠 따로 만든 뒤 하나로 결합한다. 3개의 동체가 하나로 결합될 땐 엔진과 전기 회선이 딱 맞물려야 한다. 백철호 항공기시스템기술2팀 부장은 "인간으로 치면 신경(전기 회선)과 심장(엔진) 등이 연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장 한쪽에선 헬기의 엔진과 회전날개를 이어주는 탄소섬유 줄의 안전성을 점검했다. 탄소섬유 줄의 양 끝을 잡고 레이저를 이용해 마모되거나 불량인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엔진과 연결된 회전날개는 초당 3~8회라는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데, 이때 아주 미세한 결함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조립과 확인을 반복하면 약 9개월에 한 대의 헬기가 완성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헬기 완성 후에도 테스트와 품질 확인에 1년여간의 시간이 더 걸린다. 우선 KAI가 자체적으로 10회가량 운항 시험하고 헬기 조종사들이 수십 차례에 걸쳐 추가 시험 운항한다. 마지막으로 국방기술품질원이 헬기 동체의 결함 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인한다.
백철호 부장은 "헬기는 조종사의 안전과 기체 성능이 직결되기 때문에 조립부터 품질 검사까지 작은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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