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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투자노트] 폭락 이듬해엔 꼭 반등 있었다… 지금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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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에 적힌 12월 12일을 보고, 날짜를 헤아려 보니 한해의 막바지에 왔다. 올해 국내 증시 폐장일은 12월 30일로 폐장까지 12거래일 남았다. 연말 배당을 노리는 투자자나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피해야 하는 큰손 등은 결제를 고려하면 10거래일뿐이다.

조선비즈

일러스트=챗GPT 달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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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대역전극이 없다면 올해는 국내 주식 투자자에게 힘겨운 한 해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8.01%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22% 내렸다. 특히 두 지수 모두 올해 하반기 들어 월봉 기준 6개월 연속 내림세다.

그래도 주식시장에선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가 격언으로 통한다. 주가지수가 크게 하락하고 이듬해에는 보통 올랐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만 놓고 보면 IT 버블이 터졌던 2000년 50.9% 폭락하며 반토막이 났지만, 2001년 들어서는 37.5% 올랐다.

2002년 카드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2018년 미·중 무역분쟁, 2022년 글로벌 긴축 쇼크 등의 위기를 겪고 난 이듬해 코스피지수는 올랐다. 코스닥지수도 큰 차이가 없다. 2018년 15.4% 하락하고, 이어 2019년 0.9% 떨어진 것이 예외 사례로 꼽힌다.

새해에도 이 같은 법칙이 맞아떨어진다면 코스피·코스닥지수가 오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시가총액 ÷ 순이익)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 등의 지표로 봐도 국내 증시가 저평가 상태인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성장률이다. 폭락을 겪었던 증시가 다시 뛰려면 (꼭 맞지 않더라도) 미래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필요하다. 2000년 IT버블 뒤 2001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8% 수준이었는데 당시 2002년 GDP 성장률 전망치는 3.9%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다음 해인 2009년 GDP 성장률은 0.2%에 불과했지만, 2010년 GDP 성장률이 5%대일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달궜다.

지금 시점에선 2025년뿐만 아니라 2026년까지 한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 따르면 2025년 GDP 성장률은 1.9%, 2026년 GDP 성장률은 1.8%다.

여기에 12·3 계엄 사태까지 터지면서 성장률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탄핵 정국으로 올해 12월 골목상권 매출과 외국인의 국내 소비가 5%가량 훼손됐다고 가정할 때 한국 연간 GDP 성장률을 0.04%포인트 깎아 먹는다. 탄핵 정국이 길어지면 반도체 특별법과 인공지능(AI) 기본법 등 경제 관련 핵심 법안 처리도 요원해진다.

밤사이 미국 나스닥종합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2만선을 돌파했다. 새해에는 서학개미(미국 주식 개인 투자자)를 부러워만 해야 했던 동학개미(국내 주식 개인 투자자)도 어깨를 펼 수 있을까.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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