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소식통 “2025년 중국 위안화 약세 용인 고려”
인민은행도 위안화 추가 하락 가능성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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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중국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중국 당국이 ‘트럼프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는 전략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자국의 상품값을 떨어뜨려 관세 효과를 상쇄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역효과도 상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최고 지도자와 정책 입안자들은 미국의 무역 관세 인상에 대비해 2025년 위안화 약세를 허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로이터는 트럼프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선 더 강한 경제 자극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동안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해왔고 당선후 취임 당일에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알린 바 있다. 관세 부과로 미국으로 들어가는 중국 제품의 가격이 높아지는 만큼 위안화 가치 하락을 허용해 가격 경쟁력을 보완하겠다는 생각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중국 본토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 수 있는 환경이 되기도 한다. 앞서 중국 지도부는 9일 열린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내수 촉진을 강조하며 “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적절히 완화한 통화정책을 이행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시장에선 경기 부양을 위해 14년 만에 통화정책이 완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중국 중앙은행도 위안화의 추가 하락 상황을 가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소식통은 인민은행이 무역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위안화가 달러당 7.5위안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위안화는 달러당 7.25위안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9월 말 대비 약 4% 하락한 상태다. 트럼프 1기 시기인 2018년 3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위안화는 달러 대비 12% 이상 하락한 바 있다.
다만 위안화 약세 전략은 후폭풍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에 주요국 제조업이 큰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위안화의 추가 하락까지 있을 기타 국가에서도 중국에 대한 규제 여론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 내 외국 자본이 급격하게 유출될 가능성도 크다. 아울러 ‘강한 위안화’를 주장하는 시진핑 주석의 생각과 크게 배치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HSBC의 아시아 수석 경제학자 프레드 노이먼은 “통화 조정은 관세 영향을 완화하는 데 사용할 도구가 될 것”이라면서도 “중국이 통화 정책을 너무 공격적으로 사용하면 다른 무역 파트너들 사이에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위험이 있고 그것은 결국 중국에 불이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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