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힘 싣는 트럼프
‘크립토·AI 차르’까지 임명
속내는 달러패권 강화
또다른 기축통화 패권 싸움
한국은 탄핵정국에 역주행
‘크립토·AI 차르’까지 임명
속내는 달러패권 강화
또다른 기축통화 패권 싸움
한국은 탄핵정국에 역주행
이미지=챗GP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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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루터가 1517년 10월 비텐베르크 교회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내건 사건은 종교개혁의 도화선이 됐다. 종교와 정치가 한몸이었던 신정일치(神政一致) 시대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제 정교분리(政敎分離·Separation of State and Religion)는 당연한 사회질서로 인식되고 있다.
500여년이 흐름 지금, 새로운 화두가 등장했다.
국가와 분리되는 화폐(Separation of State and Money)를 인정할지 여부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정립된 용어도 없다. 정폐분리(政幣分離)라고 써야할까.
비트코인은 실체가 없다는 이유 등에 돌팔매질을 맞아왔다. 워런 버핏조차 ‘도박용 코인’이라고 했다. 2년 전 버핏은 “전세계 비트코인 전부를 25달러에 사라고 해도 사지 않겠다”고 했다.
이제 비트코인 시총은 1.9조달러로 구글 기업가치(시총 2.3조달러)에 근접했다. 이제 버크셔 해세워이(시총 1조달러) 회사를 다 팔아도 전세계 비트코인 절반밖에 사지 못한다.
화폐를 국가가 아닌 주체에 맡길 경우 경제주권을 뺏기는 것일까.
도널드 트럼프의 계획은 무엇일까. 역설적으로 트럼프는 가상화폐 주도국이 되는 것이 달러 패권을 지키는 길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전략자산으로 비축하려고 한다.
그와 일론 머스크는 놀랍게도 국가와 화폐가 한몸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있다. 페이팔 최고운영자(COO) 출신인 데이비드 삭스를 지난 5일 백악관의 AI·가상자산 차르(Czar)로 임명한 것이 그 시작이다.
데이비드 삭스는 “비트코인은 미래에 화폐를 국가로부터 분리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고 있다.
가상화폐는 국가를 떠나서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 500여년 전 종교개혁에 버금가는 혁명적인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것을.
세계 시총 3위 코인으로 성장한 테더(USDT)를 보자.
테더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회사다. 스테이블코인이란 코인 가치를 달러화 가치에 고정시킨 코인이다. 테라·루나 사태 이후 스테이블코인에는 강력한 규제가 도입됐다. 준비자산을 달러 또는 미 국채로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놀라운 사실이 있다. 지난 9월말 기준 테더가 보유한 미 국채는 1025억달러다. 국가로 치면 일본, 중국 등에 이은 세계 18위다. 독일(1011억달러)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다. 한국(1270억달러) 바로 뒤에 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테더의 미 국채 보유량은 이미 한국도 추월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인 서클(USDC)은 미 국채를 350억달러 들고 있다.
시간의 문제일 뿐 스테이블코인은 계속해서 미 국채를 폭발적으로 삼킬 것이다.
고질적인 재정적자에 신음하고 있는미국에 스테이블코인은 새로운 구세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재정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발행하는 미 국채를 중국 대신 먹성좋게 소화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달러화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돕고 있다.
이들에게 문제가 생기는 것은 이제 미국에 큰 위협이 된다. 트럼프는 공존을 택한 것이다. 트럼프는 연준이 발행하지 않은 화폐를 기축통화로 만들고 있다.
이런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 파도가 일고 있지만 한국 상황은 안타깝기만 하다.
힌국인의 가상자산 거래량은 세계 3~4위권을 기록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하지만 국내에 놀이터를 만들어주지 못해 ‘코인이민’이 급격화되고 있다.
투기성 코인 거래를 활성화하자는 것이 아니다. 세계 패권의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 시장을 주도할 아이디어에 힘을 모으자는 뜻이다.
법인계좌 허용 여부를 놓고도 헛바퀴만 돌렸다. 미래를 보고 달려가기도 바쁠 이 시기에 게엄령 사태는 역사를 거꾸로 돌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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