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식당이 한산한 분위기 속에 영업을 하고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탄핵 집회가 열린 지난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편의점이 핫팩을 진열대에 가득 채워놓고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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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핫팩 있어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가 한창이던 지난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편의점은 집회 참석 전 방한용품을 사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인근 다른 편의점에선 비치해둔 핫팩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자 아예 진열대 하나를 핫팩만으로 채웠다. 진열대 일부는 보조배터리로 가득했다. 또다른 편의점은 에너지바만 6개층을 차지한 매대가 놓였다. 기자가 방문한 한 편의점에선 피켓을 든 학생 8명이 핫팩을 1개씩 사서 집회 현장으로 서둘러 이동했다.
편의점은 "핫팩 발주 10배 이상"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A씨는 "1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있었던 지난 7일 근무를 했다"며 "당일 특정 품목이 많이 나갔다기보다 모든 물건이 거의 다 동이 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스크 △핫팩 △보조배터리 △장갑 △삼각김밥 △도시락 △라면 △에너지바 등의 매출이 컸고, 시간이 지날수록 보조배터리와 핫팩, 라면이 많이 팔렸다고 전했다. 또다른 편의점 점주 B씨는 "지난주 토요일엔 점심 때 재고로 쌓아둔 라면 8박스를 모두 팔았다"며 "평소 같은 시간에는 라면 1박스도 채 팔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핫팩도 보통 10~20개 갖춰 두는데 오늘은 250개를 발주했다"고 덧붙였다.
여의도 집회 장소 인근 편의점들을 돌아보니 라면, 과자, 물 판매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편의점들은 해당 품목들을 평소보다 2~3배씩 주문량을 늘려 발주하고 있다.
식당가·백화점은 희비 엇갈려
여의도 식당가는 희비가 엇갈렸다. 패스트푸드와 같이 시위를 하면서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주문이 쇄도했다. 먼저 음식값을 결제해두고 다른 시위 참여자가 공짜로 음식을 받아갈 수 있도록 기부하는 '선결제'도 나타났다. 하지만 평일 저녁시간대 직장인 고객을 상대로 하는 술집이나 식당들은 울상이었다.
버거집 사장 서모씨(33)는 "선결제로만 160만원 상당의 150인분 버거세트가 팔렸다"며 "탄핵 집회 첫 주말인 지난 7일 총매출은 직전 주의 3배에 달했다"고 했다. 고기집 사장 김모씨(50)는 "집회 당일엔 오후 3~4시에 준비한 60~70인분 재료가 조기 소진됐다"며 "회사 상권이라 원래 평일 장사만 하는 곳인데 토요일에 이례적으로 많이 팔린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평일 저녁에는 평소 회식을 하던 직장인들이 집회 때문에 빠르게 퇴근하면서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브런치를 파는 외식 매장은 폐점을 걱정할 정도로 위기감이 높았다. 고급 외식 매장 사장 C씨는 "차도 막히고 집회 때문에 시끄럽다 보니 원래 오던 손님들이 예약을 취소하고 있다"며 "저녁 예약 10건 중 5건은 취소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여의도 최대 쇼핑몰인 더현대 서울은 아직까지 별다른 집회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층 화장품 매장 직원들은 "집회가 끝날 때 우르르 몰려 가는 유동인구는 많지만 화장품이나 의류를 구매하는 층은 아니다"며 "매출이 눈에 띄게 늘거나 줄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지하층의 베이커리 카페는 집회 참가자들이 많이 찾아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카페 아르바이트생 D씨는 "평소 오후 5~6시면 빵을 사가는 사람이 적은 편인데 집회 이후 마감시간인 오후 8시까지 눈코뜰새 없이 빵을 팔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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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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