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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환율 고공행진에 애타는 금융지주…"투자자 마음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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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왼쪽 첫 번째)김병한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 상황 점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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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한국 경제에 대내외 불안정성 장기화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자 금융지주들은 애써 잡아 놓은 투자자를 놓칠까 노심초사다. 1400원을 웃도는 고환율이 계속되면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핵심 자료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지주들은 주주 서한을 보내는 등 투자자 안심시키기에 전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13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원 오른 1433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전일 주간 원·달러 환율 종가(1431.9원)보다 더 높아진 것이다. 내일(14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투표 등 국내 정치 불안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전 장 중 한때 1437.7원까지 치솟았다. 시장은 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50원선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을 두고, 일각에선 연말 내 146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지주들의 표정은 어둡다. 앞서 금융지주들은 주주환원 강화를 위해 CET1 관리 목표를 13~13.5%로 설정하고, 13%를 넘는 분에 대해 적극적인 환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환율이 계속 치솟을 경우 연말 CET1는 1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금융지주들의 관리 행보에도 걸림돌이 생기게 된다. 시장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금융지주의 CET1이 0.02%포인트씩 하락한다고 계산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대통령 탄핵 재 표결이 예정된 이번 주말을 앞두고 투자자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 9일 '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우리 금융시스템 회복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달라"는 김병환 금융위원장의 당부도 영향을 미쳤다.

하나금융은 회의 직후 곧바로 경영진의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발표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최근 탄핵 정국에 따른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관계 기관과의 소통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투자자 대상 주주 서한도 발송해, 국내 불확실성 확대에도 경영진의 주주가치 제고 의지와 그룹의 양호한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앞서 밸류업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환율 상승 리스트에 대비해 그룹의 위험가중자산 관리 체계를 강화했고, 이를 통해 연말 CET1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10일 20개국 250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금융시스템 회복력에 대해 적극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국내외 투자자들과 약속을 지키는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시장 신뢰를 지키며 대외 신인도 유지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해외 투자자 대상 컨퍼런스 콜 등 실시간 소통을 통해 투자자의 우려 사항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KB금융은 전일(12일) 해외 투자자 대상 주주 서한을 통해 밸류업과 주주환원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KB금융은 "일련의 사태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CET1 비율·리스크 관리를 통해 기존에 공시한 밸류업 방안을 변함없이 이행하는 등 주주가치 극대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13일 최근 탄핵 사태 등을 둘러싼 해외투자자들의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섰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지난 11일 우리금융지주 명의로 160여 해외투자자들에게 안내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서 우리금융은 유동성 등 다양한 위험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주요 재무 지표가 여전히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을 뿐 아니라 밸류업 계획도 차질 없이 추진될 것이라는 점,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역시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 정부 수장들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일명 F4는 매일 오전 점검 회의를 열고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탄핵 재 표결 하루 전인 13일 오전 최 부총리는 "주식시장이 낙폭을 점차 회복하고 국채금리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상황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이번 주말 정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하고, 변동성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추가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며 "최근 상황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함에 따라 인식을 같이하고, 관계기관이 긴밀히 공조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24시간 점검하면서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시장 안정 조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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