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내란죄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국회 앞은 15만 촛불과 야광봉으로 타올랐다. 시민들은 국회와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윤석열 탄핵", "국민의힘 해체"를 외쳤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집회를 열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열린 평일 집회 사상 가장 많은 15만 명이 운집했다.
▲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열린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촉구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응원봉을 들고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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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윤석열퇴진을위해행동하는청년들(윤퇴청) 대표는 10대에 겪은 세월호 참사와 20대에 목격한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며 "참사 자체는 물론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현실 모두 우리 세대에게는 잊지 못할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세상은 대체 누구에게 좋아졌냐고 묻고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보도에 따르면 (집회 참가자) 10명 중 3명 가량이 2030 여성이라고 한다. 여성가족부 폐지로 협박하고, 돈 쥐어줄 테니 애 낳으라고 압박하는 윤석열 정부 하에서 핍박받던 여성들이 참다 참다 광장에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20대 여성들이 가진 것 중에 가장 반짝이고 빛나는 응원봉을 들고, 재기발랄한 깃발을 듣고, 분노와 희망을 동시에 들고, 다시는 가졌던 것을 빼앗기기 않기 위해 거리에 나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내일(14일) 반드시 (윤석열) 탄핵을 이뤄내야 한다"며 "탄핵은 목적점이 아니라 시작점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목소리를 내고 앞으로 새로운 사회를 써내려갈 것이다. 우리 청년들이 역사의 다음 페이지를 채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 2차 '윤석열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2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는 15만 명이 모여 '탄핵봉'을 밝혔다. ⓒ프레시안(이명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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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수 한양대학교 성소수자동아리 '하이퀴어(HYQE)' 회장은 "어제(11일) 윤석열의 말 같지도 않은 대국민 담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 중 하나가 '간첩'이었다. 군부독재 시절에나 유행했던 '간첩몰이'가 민주 사회에서 대통령의 입을 통해 부활했다"며 "처음엔 전국민주노동자총연맹을 간첩으로 몰아 감옥에 쳐넣더니, 그다음엔 야당을 간첩으로 몰아 계엄령을 터뜨리고, 이제는 자신을 규탄하는 국민들을 간첩으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라 경제를 파탄내고 국가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자는 누구인가. 윤석열이야 말로 이 체제를 박살내는 주범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계엄령이 선포되고 친위 쿠데타가 저질러지기 이전에도 우리 성소수자들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치며 광장에 서 있었다"면서 "지금 집회 주축인 젊은 여성들은 '여성혐오 범죄의 근절'과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외치며 광장에 있었다. 장애인들은 '이동권'과 '탈시설'을 요구하며 광장에 있었고, 이주민들은 '임금체불'과 '강제노동' 철폐를 요구하며 광장에 있었다. 청소년들은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권리를 외치며 광장에 있었고, 노동자와 농민은 진짜 귀족인 저들에게 귀족이라 음해당하며 물대포와 진압봉을 맞아가며 광장에 있어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우리와 함께하고 있었다. 이들이 전부 모이면 그게 바로 우리가 된다"며 "여러분, 우리 함께 투쟁하자. 함께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정의롭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자"고 했다.
청년 정연주 씨는 "시위가 아무 의미 없다는 시민들에게 말하고 싶다"며 "2차 계엄령이 터져서 군인이 총을 겨눠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것인가. IMF가 다시 터져도 '어쩔 수 없지' 하고 넘어갈 것인가. 시위가 아무 의미 없다면 '박근혜 탄핵', '민주화 운동'은 무엇인가. 이래도 시위가 아무 의미 없다고 말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 2차 '윤석열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2월 13일 시민들은 물었다. '대통령이 내란하는 이게 나라냐?'라고. ⓒ프레시안(이명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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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만큼 야당 정치인들도 무대에 올라 '탄핵 가결'을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연두색 응원봉을 들고 "12.3 내란 사태 때 국민 여러분이 민주주의를 지켜줬고 국회를 지켜줬다"며 "내일은 국회가 내란으로부터 대한민국 국민을 지켜주겠다. 반드시 (탄핵안) 가결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광장에는 정의를! 시민에게 권리를! 윤석열에게는 탄핵을!",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반짝이는 응원봉의 힘을 얻어 올 크리스마스 선물은 윤석열 없는 대한민국을!"이라고 말했다.
진보당 전종덕 의원은 "범죄자 윤석열에게 남은 것은 체포·구속·탄핵 뿐이다. 내란공범 국민의힘에게 남은 것은 해체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천주교 사제단 시국선언에서 '사람이 어째서 그 모양인가'라는 한탄이 나왔다"며 "이제는 이 말까지 함께 붙여야 할 것 같다.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어째서 그 모양인가'"라고 외쳤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는 "내일 우리는 볼 수 있다. 우리 손으로 만든 민주주의의 승리를, 우리 손으로 만든 새로운 정의로운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며 탄핵 가결을 확신했다.
▲ 2차 '윤석열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2월 13일 시민들은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외쳤다. ⓒ프레시안(이명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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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국회 앞에서 1시간40분 가량 집회를 이어가다 국민의힘 당사로 행진했다. 케이팝(K-POP) 가수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줘' 등 유행가가 15만 행렬을 이끌었다.
비상행동은 오후 8시 35분께 집회 종료를 선언한 뒤에도 '탄핵 플리(플레이 리스트)'를 방송하며 40여 분간 시민들과 함께했다. 시민들은 K-POP 후렴구에 맞춰 "탄핵, 탄핵, 윤석열 탄핵!", "해체, 해체, 국민의힘 해체!", "탄핵해!"를 외쳤다.
▲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열린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촉구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국민의힘 당사 앞까지 행진해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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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탄핵' 집회 문화로 자리잡은 선결제 '탄핵 커피'. ⓒ프레시안(이명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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