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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계엄 전말 아는 군 핵심 인사들, 검찰·공수처에 선택적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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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종근, 오전엔 공수처, 오후엔 검찰 조사
여인형은 검·경 동시 소환통보... 검찰 택해
"수사기관은 선점 경쟁... '선택권' 피의자에"
한국일보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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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불법계엄 사태에 관여된 군 관계자들을 두고 수사기관들이 앞다퉈 출석을 통보하면서, 조사 대상자들이 '수사기관 쇼핑'을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두 기관이 출석을 요청하면 그중 자신에게 유리한 기관을 택해 다른 기관의 출석일자를 미루거나, 아예 한 곳만 출석한다는 것이다. 검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금이라도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은 13일 공수처와 검찰로부터 같은 날 조사를 받았다. 공수처 비상계엄 태스크포스(TF·팀장 이대환 수사3부장) 소속 검사와 수사관은 이날 오전 곽 전 사령관을 청사 외부 모처에서 만나 조사했다. 짧은 시간 조사한 뒤 피의자 진술조서 대신 참고인 진술서를 남겼다.

곽 전 사령관은 이날 점심 직후엔 곧장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로 이동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았다. 두 기관에서 같은 날 조사를 받는 진풍경이 벌어진 이유는 '공수처가 아닌 검찰에 출석하겠다'는 곽 전 사령관 측의 의중 때문으로 알려졌다. 곽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후 병력의 국회 투입을 지시한 인물로 지목돼 내란 혐의로 공수처와 검찰, 경찰에 동시 고발됐다. 현재 검찰·군검찰은 특별수사본부를, 공수처·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방부 조사본부는 공조수사본부를 꾸려 '투트랙'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도 지난 11일 공수처에선 짧은 시간 출장 조사만을 받은 뒤,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수사기관들의 동시 출석 요청에 따라 며칠 간격으로 순서를 정해 두 기관에 출석한 이들도 적지 않다. 국회 투입 병력을 지휘한 김창학 전 수방사 군사경찰단장은 8일엔 검찰에, 12일엔 공수처에 출석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참모인 나승민 방첩사 신원보안실장도 11일 검찰 조사에 이어 이날 공수처에 출석했다.

여인형 전 사령관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12일 검찰과 경찰 양쪽에서 동시 소환 통보를 받았고, 고심 끝에 검찰에 출석했다. 군사법원법에 따라 검찰 특수본에 파견된 군검찰에게 조사를 받겠다는 이유였다.

핵심 수사 대상이 동시에 소환 통보를 받다 보니, 다른기관보다 먼저 조사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검찰은 13일 하루에만 참고인을 동시에 여럿 불렀다. 오전엔 박정환 특전사 참모장과 김정근 특수전 제3공수여단장을 불러 계엄 당시 병력 투입 상황을 확인했으며, 오후엔 여 전 사령관의 '정치인 체포조 지원' 의혹과 관련해 강상문 영등포경찰서장을 불러 조사했다.

수사기관들의 과도한 '소환 전쟁'에 따른 조사 대상자들의 '선택적 출석'이 반복되면서 수사 비효율을 넘어 수사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기관들이 양보하거나 협조하지 않고 경쟁에만 몰두하면 수사 스케줄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선택권이 주어진 피의자들만 좋은 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내란 수괴'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도 자신에게 유리한 수사기관에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일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4일 새벽 무장 계엄군이 국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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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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