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및 수도권 집값 상승폭 축소
계엄 영향?…"지금보단 앞으로가 관건"
이번 주 전국 및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줄었습니다. 수도권은 30주 만에 상승세를 멈췄고요. 서울은 5개의 자치구에서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죠. 지방은 하락폭이 커졌습니다.
12·3 비상계엄에 따른 불안한 정세가 집값에 즉각 영향을 미친 걸까요? 부동산 전문가들은 계엄 여파라기보다는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나타나던 기존 시장 흐름의 연장이라고 읽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어떨까요?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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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동작·서대문도 '마이너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매매가격지수 변동률에 따르면 12월 둘째주(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하락했습니다. 전주(-0.02%)보다 하락폭이 커진 겁니다.
수도권은 지난주 0.01% 상승에서 이번주 보합 전환했고요. 서울은 상승률이 지난주 0.04%에서 이번주 0.02%로 축소됐죠. 수도권 집값 상승이 멈춘 건 5월 셋째주(20일, 0.02%) 이후 30주 만입니다.
일각에선 갑작스레 닥친 '12·3 비상계엄', 그리고 이후 나타난 불안한 정세가 주택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옵니다. 계엄령은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불확실성이 커지면 매수 심리도 위축된 면도 있겠죠. ▷관련기사: 2016년과 '평행이론'?…탄핵 정국 속 집값은(12월12일)
하지만 최근 시장이 보여온 대출 규제 여파의 연장선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 듯합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재건축 추진 단지 등 일부 선호 단지에 대한 수요는 유지되고 있으나, 대출규제 여파 등으로 관망세가 짙어지며 거래 문의가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은 지난주만 해도 25개 자치구 중 집값이 하락한 곳이 강동구(-0.02%) 1곳뿐이었는데요. 그러나 이번주엔 강동(-0.02%)이 하락세를 유지한 데 이어 동작, 서대문, 은평, 동대문 등도 각각 -0.01%를 기록했습니다. 서울 자치구 5분의 1이 하락 전환한 겁니다.
'불패' 지역인 강남권도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강남구는 11월 둘째주(11일 기준)를 기점으로 4주째 상승률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0.12%에서 이번주 0.07%로 상승폭이 크게 줄었고요. 송파구도 11월 셋째주(18일 기준)를 기점으로 3주째 상승폭이 줄며 이번주 0.02% 상승에 그쳤습니다.
경기도는 11월 셋째주 보합 전환 이후 4주째 등락 변동이 없는데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신축 및 개발호재 등 선호단지는 상승하나 대출규제 등 시장 불확실성으로 전반적으로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천은 지난주 -0.04%에서 이번주 -0.05%로 집값 하락폭이 커졌습니다.
지방도 지난주 -0.04%에서 이번주 -0.05%로 하락폭을 키웠는데요. 5대 광역시는 지난주와 동일한 하락률(-0.06%)을 기록하고 세종시는 -0.09%에서 -0.05%로 오히려 하락폭이 줄었지만요. 그러나 충남, 전남, 경남, 전북 등에서 하락폭이 확대됐습니다.
서울 강남권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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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영향? "당장은 아니고…"
이번주는 전세가격도 주춤했습니다. 이번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0.01% 상승해 전주(0.02%)보다 상승폭이 축소됐고요. 서울 전셋값 상승률도 같은 기간 0.02%에서 0.01%로 낮아졌습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신축 및 학군지 등 선호단지 위주로 전셋값 상승이 지속되고 있으나, 일부 지역 신규 입주영향 등으로 거래 가능 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등 혼조세를 보이며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주춤하는 모양새인데요.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큰 때엔 시장을 관망하느라 거래가 위축되거든요. 공공주택이나 정비사업을 통한 민간 공급까지 휘청일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작용할 수 있고요.
윤석열 정부는 2022년 8월 첫 부동산 정책을 내놓으며 임기 내 '27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과감한 목표를 제시했는데요. 고금리 지속, 공사비 인상,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공급 환경이 척박했습니다.
여기에 계엄·탄핵 정국까지 길어진다면 공급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사실상 국회가 마비되고 국정 운영 동력이 상실되면서 주택 관련 정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으니까요.
이에 정부는 '차질 없는 주택 공급'을 연신 강조하며 불안 잠재우기에 한창입니다. 지난 12일엔 내년도 역대 최대 규모인 25만2000가구의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재차 밝혔고요. ▷관련기사: "내년 공공주택 역대최대" 되새김질…탄핵불안 지우기?(12월12일)
다만 계엄·탄핵 정국이 당장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하지만 탄핵 국면 등으로 불안한 정세가 이어지면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매수 심리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계엄 사태가 즉각 시장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본다"며 "올해도 서울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는데 대출 규제는 강화되니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가격이 하락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가 두 번 내렸지만 여전히 주담대 금리가 내려가지 않아 수요가 잠긴 부분이 있다"며 "내년 초에 주담대 금리도 내리면 실수요자 위주로 매수가 이어지면서 다시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봤습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계엄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요인은 아니다. 다만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관망세가 더 진해질 수 있고, 매수 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 시장을 더 침체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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