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손흥민이 앓았다고 밝힌 불면증은 수면장애의 일종으로 국내에서만 약 70만 명이 겪고 있는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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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잠 못 이루는 밤’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며.

MK약국 독자 여러분, 간밤 편안하셨나요? 요즘은 나라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분들이 더 많을 수도 있겠습니다. 기자들끼리는 요즘 ‘안녕하냐’는 인사조차 사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국 다 잘될 겁니다. 이럴 수록 모두가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고, 소중한 일상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MK약국]에서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꼭 극복해야 할 질환을 파헤쳐보려 합니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인 손흥민 선수조차 힘겨움을 토로했던 ‘수면 장애’ 이야기입니다.

손흥민 선수가 활약하고 있는 영국에서는 3명 중 1명이 불면증 관련 증상을 겪고 있다고 해요. 전 세계 인구 10명중 1명은 장애로 간주될 만큼 아주 심각하다고 하고요.

특히 한국은 ‘잠 부족 국가’로 유명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51분으로 OECD 회원국 중 일본(7시간 36분)과 더불어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답니다.

‘7시간 51분이라니, 그렇게나 많이 잔다고? 나는 5~6시간도 겨우 자는데?’ 방금 이렇게 생각하신 분 없으신가요?

실제로 OECD 회원국 평균 수면 시간은 8시간 27분이나 됩니다. 한국인들이 30분 이상 덜 자고 있는 셈이죠. 30분 정도 덜 잔다고 무슨 큰일이 나냐 싶으시다면 크나 큰 오산입니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치매나 고혈압, 당뇨, 비만, 뇌졸중, 성기능 장애 등 다양한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죠.

한국인이 잠을 잘 못자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불면증·기면증(항상 꾸벅꾸벅 졸거나 잠이 들어 있는 상태)·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고 해요.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수면 장애 환자는 2018년 85만5000명에서 2022년 109만8000명으로 4년간 28.5%나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진료비도 1526억원에서 2851억원으로 86% 늘었고요.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수면 유도제
뇌 각성 억제하는 진정작용으로 졸음 유도

한미약품의 항히스타민 계열 수면 유도제 ‘슬리펠정’

잠을 잘 오게 만드는 수면 유도제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요.

감기약이나 멀미약, 알레르기 약 등을 먹고 졸음이 왔던 경험이 한 번씩 있으실 거에요. 대표적인 수면 유도제 성분인 항히스타민제가 들어있어서 그런 건데요. 약국에서 “이 약 드시면 졸릴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라는 이야기를 꼭 해주곤 하지요.

이런 감기약 등을 먹었을 때 졸음이 오는 부작용을 역으로 이용해 개발해낸 것이 수면 유도제입니다. 항히스타민제 성분들 중에서도 특히 수면 유도 효과가 큰 <디펜히드라민>과 <독시라민(독실아민)>이 수면 유도제 성분으로 사용됩니다. 약 성분이 혈관 뇌 장벽(BBB)을 통과하면 뇌 각성이 억제되고 진정작용이 일어나요.

꼭 알아두실 점은 수면 유도제는 수면제와 확연히 구분된다는 점입니다.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수면제는 중추신경계를 강력하게 억제해 수면을 유도하기 때문에 항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어요. 졸피뎀이나 벤조디아제핀계 등이 대표적인 수면제입니다.

종종 뉴스에서 많이 보이는 약물들이죠. 효과가 너무 강력하다보니 부작용으로 몽유병을 일으키거나 각종 범죄에도 악용되곤 합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죠. 정부에서도 치료기간에 제한(28일)을 둘 만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답니다.

이와는 달리 수면 유도제는 일시적 불면증을 완화하기 위한 일반의약품으로 누구나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어요. 일시적 불면증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죠. 다만 수면제에 비해 효과는 떨어지는 편입니다.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 조절하는 생약도
부작용 적지만 오랜 기간 복용해야 효과

광동제약의 생약성분 수면유도제 ‘레돌민정’

디펜히드라민을 주성분으로 하는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한미약품의 ‘슬리펠정’과 GC녹십자의 ‘쿨드림연질캡슐’ 등이 있습니다. 알파제약의 ‘아졸정’과 알리코제약의 ‘아론정’은 독시라민을 주성분으로 하는 대표적인 제품이죠.

1세대 항히스타민제에 속하는 디펜히드라민과 독시라민 모두 수면 유도 효과는 비슷해요. 다만 약효의 지속 시간에서 차이가 있어요.

일반적으로 독시라민의 반감기(약물이 체내에서 반 정도가 감소하는 데 걸리는 시간)가 디펜히드라민보다 더 길답니다. 독시라민은 사람에 따라 평균 6~8시간 정도 수면 유지가 가능한 반면 디펜히드라민은 그보다 짧은 평균 4~6시간 정도 유지되죠.

수면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조절해 심신을 안정시키는 생약 제제도 나와 있어요. 수면 효과가 즉시 나타나지는 않고 오랜 기간 복용해야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는 게 특징입니다.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생체 호르몬이에요. 우리 몸이 수면에 들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죠. 통상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활발히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멜라토닌이 분비되면 신체는 잠을 잘 시간이라고 인식해 수면에 들어갈 준비를 합니다.

멜라토닌은 심각한 불면증 환자보다는 일시적으로 생체리듬이 깨지거나 자연적으로 멜라토닌 수치가 낮아진 고령층에서 수면 유도제로 많이 쓰이고 있어요. 용량에 맞게 복용하면 별다른 부작용도 없고 의존증이나 중독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미국에서는 일반 약국에서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광동제약의 ‘레돌민정’이 대표적인 생약 제제 수면 유도제입니다. ‘레돌민정’은 인체에서 분비되는 수면유도물질인 아데노신과 멜라토닌 조절로 본래 인체의 수면 사이클과 수면 구조를 정상화해 불면증을 개선해준다고 해요. 향정신성의약품인 수면제와는 차별화된 기전으로 부작용이 적고 안전하다는 점이 장점이죠.

내성 등 부작용...2주 이상 복용 지양해야
생활 환경 및 습관 개선이 근본적 해결책

[사진출처=연합뉴스]

수면 유도제라고 부작용이 아예 없는건 아닙니다. 우선 수면 유도제를 자주 먹으면 중추신경 억제에 따른 두통과 변비 등이 나타날 수 있어요.

이외에도 연령대가 높을수록 입 마름, 소변 정체, 잦은 맥박, 녹내장 등 부작용 우려가 있답니다. 천식이나 전립선 비대증, 요로폐색 환자는 수면 유도제 사용에 주의해야 합니다.

또 항히스타민 약물 자체가 내성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단기간만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어요. 대체로 2주 이상 수면 유도제 장기 복용은 지양해야 한다고 합니다.

생약 제제인 레돌민의 경우에도 경미한 두통이나 소화불량, 발진·발적·가려움을 유발할 수 있는데, 마취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수술을 앞둔 사람은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수면 유도제는 근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며 생활 습관을 되돌아보는 것을 권장하는 편입니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생활 습관에 변화를 주기만 해도 약에 의존할 필요 없이 수면 장애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불면증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진 손흥민이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는 좋은 참고 사례가 될 수 있어요. 손흥민은 지난 2021년 아마존 프라임의 다큐멘터리 ‘손세이셔널’에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백한 바 있어요.

다큐멘터리에서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잠을 못 잘 때가 많았다”면서 “해결책을 찾고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은 새로운 집으로 이사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새로운 집에서 잠이 안 올 때 수영장에 갈 수 있고 체육관에도 갈 수 있다. 경기와 회복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생활 환경과 습관에 변화를 줌으로써 수면 장애를 극복했다는 꿀팁입니다.

손흥민 선수의 건강과 오랜 활약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잠 못 이루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꿀잠’을 주무실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다음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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