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일주일 째 1430원 넘나든 원/달러 환율…한은 "외환보유액 충분"
최근 3개월 원달러 환율 추이/그래픽=최헌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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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부터 탄핵까지 이어진 역대급 정치 이벤트의 직격탄을 맞은 외환시장의 회복세가 더디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40원 넘게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아직 1430원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로 일부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점진적으로 하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내 정치 충격 여파에 글로벌 강달러 현상이 가세하면서 당분간은 1400원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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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줄어들지만…이창용 "당분간 예전 수준 돌아오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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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이 가결되기 전날인 지난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정규장 종가는 1433원을 기록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장중 고가는 내내 1430원대에서 머물렀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직후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되돌림 없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계엄 사태가 터지기 전에도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넘나들며 우리 경제에 위기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차기 대선 승리로 글로벌 강달러가 나타나면서다.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지속되면서 달러 독주가 이어졌고 원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하락했다. 이전까지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을 넘었던 건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2022년 레고사태 등 3차례뿐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달러 강세가 나타났고 반도체 시장 경쟁 심화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 규모를 줄여나가는 상황에서 계엄 사태가 터지면서 원화 가치 하락이 가팔라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해외에서 볼 땐 거버넌스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고 신인도 하락 가능성도 나오면서 심리적 영향에 따른 환율 급등이 컸다"며 "또 내년 1월 트럼프 취임 이후에도 당분간 강달러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국회에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됐다. 외환시장에서는 불확실성 일부 해소라는 호재로 해석될 여지가 크지만 단기간 내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 밑으로 내려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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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 4000억달러 위태?…외환건전성 지표는 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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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의 모습.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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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당국의 미세조정이 계속되면 외환보유액 4000억달러선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를 하회하더라도 외화건전성이나 유동성에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1430원대 수준의 환율이 지속되면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물가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당국이 미세조정을 하면서 환율을 방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4000억달러 밑으로 내려간다고 해도 여전히 외환보유액은 충분한 규모이기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며 "적정 외환보유액 규모를 설정하긴 어렵지만 시장에서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믿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총재도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변동성을 관리할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53억9000만달러로 전세계 9위 규모다. 순대외금융자산은 3분기말 기준 9778억달러로 1조원에 육박한다.
또 다른 외환건전성 지표인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비율(37.8%)과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비중(22.6%)도 최근 3년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단기외채비율은 657.9%를 기록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78.4%까지 올랐다.
한편 정부와 한은은 이날 오후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를 열고 외환·금융시장 동향 점검과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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