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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일)

외신 “K팝 콘서트장 같은 탄핵집회…민주주의 위해 온 세대 함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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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기뻐하며 노래를 따라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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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된 뒤 미국과 유럽권 외신들은 탄핵안 가결 배경과 앞으로 이어질 탄핵심판 절차를 자세히 보도하며 향후 정세 변화에 촉각을 기울였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마음을 바꾼 것이 윤 대통령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국민의힘은 처음엔 윤 대통령을 탄핵할 의사가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윤 대통령이 이번주 담화에서 ‘끝까지’ 싸울 의지를 드러내고, 계엄령을 ‘통치행위’로 정당화하면서 (여당의) 시도는 불가능해졌다”고 전했다.



내란죄 혐의를 받고 있는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국민 담화를 내어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라며 “마지막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혀 거짓말과 궤변에 불과한 주장이란 비판에 부딪쳤다. 그 뒤 이뤄진 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 12명이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졌고, 결국 찬성 204표, 반대 85표 등으로 탄핵안이 가결됐다. 비비시(BBC)는 이런 표결 결과엔 “윤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국민의 강한 지지가 있었다”며 “한국 국민의 4분의3이 그의 퇴진을 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블룸버그는 “윤 대통령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으로서, 민주주의의 수호자처럼 비춰졌지만 한국(at home) 내에선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펼쳐졌다”며 그가 “언론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여성가족부 폐지 등 성별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을 후퇴시키는 정책” 등 민주주의와 거리가 먼 정책을 추진했던 점을 지적했다. 독일 언론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는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뒤 미국이 즉각 우려를 표했던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사실은 그가 민주주의에 반하는 쿠데타를 자행했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또 받아들이지도 않으리란 자만심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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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오른쪽 두 번째)과 조오섭 국회의장 비서실장(오른쪽) 등 국회 관계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대한 탄핵소추의결서 등본을 대통령실에 송달하기 위해 1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민원실로 들어가기 앞서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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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이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절차를 자세히 전하며 한국의 정세는 당분간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을 지지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며 “국민의힘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지 못하도록 막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그의 탄핵은 당 내부에서 오랜 정치적 싸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또 대통령 직무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임시적인 지도자로서 얼마나 많은 권한을 갖게 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도 했다. 비비시는 한 총리가 “상황을 안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한 점을 인용해 “그러나 한 총리나 최상목 경제부총리 또한 계엄 사태에 대한 경찰 수사에 연루돼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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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응원봉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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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월스트리트저널은 향후 대선이 치러질 경우 유력한 야당 후보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꼽기도 했다. 이 신문은 이 대표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한국의 외교 정책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라며 “그는 북한과 교류를 모색하고,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추구하며 중국과의 균형을 유지하고, 일본에 대해선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외신은 윤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국회 앞에서 열린 시민들의 대규모 집회도 주요하게 보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탄핵안이 가결된 뒤 환호하며 눈물 짓는 시민들과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던 시민들의 상반되는 반응도 사진과 영상을 통해 전했다. 응원봉을 들고 나와 축제 분위기에서 집회를 연 청년들의 모습도 부각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전 세대가 노래를 부르고 응원봉을 든 모습은 정치 집회라기보다 케이팝(K-pop) 콘서트장과 같은 느낌을 들게 했다”며 “탄핵 집회 참가자들의 연령은 일반적인 정치적 시위보다 더 젊어졌다. (이들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일어선 나이 든 세대와 함께했다”고 보도했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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