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정계선·마은혁, 여당 조한창 후보 지명
진보4 vs 중도·보수5로 보수 우위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정계선·마은혁 후보 진보 색채 뚜렷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14일 헌법재판소 앞 풍경. [박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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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오게 됐다. 국회는 현재 공석인 3명의 재판관 임명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지목된 재판관 후보자들이 무사히 임명될 경우 헌재는 보수 우위 구도로 재편된다.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은 정계선 서울서부지법원장과 마은혁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를, 국민의힘은 조한창 법무법인 도울 대표 변호사에 대한 헌법재판관 선출안을 제출했다. 국회는 3명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 절차를 15일 안에 마무리 해야 한다. 오는 30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처리되면 헌재는 9인 완전 체제가 된다.
6인 체제 헌재, 진보 2 vs 중도 3 vs 보수 1
현재 헌재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김복형 재판관 등 총 6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 10월 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퇴임한 후 두달 가까이 세 자리가 공석이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탄핵 심판은 6명 이상 재판관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체제로는 1명이라도 반대 의사를 표할 경우 탄핵이 부결된다.
문형배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은 진보, 정형식 재판관은 보수, 김형두·정정미·김복형 재판관은 중도·보수로 평가받는다. 정 후보자와 마 후보자는 진보, 조 후보자는 보수로 평가받고 있다. 3명 후보자가 무사히 임명 절차를 마칠 경우 헌재 구성은 진보 4명(문형배·이미선·정계선·마은혁), 보수 2명(정형식·조한창), 중도·보수(김형두·정정미·김복형) 3명 구도가 된다.
지난 10일 문형배 헌법재판소장을 포함한 6명의 헌법재판관이 선거관리위원회 ‘채용비리 감사’ 권한쟁의심판 공개변론을 진행하고 있다. 재판관 9명 중 3명의 자리가 공석으로 비어있다. 왼쪽부터 김복형, 정정미, 이미선, 문형배, 김형두, 정형식 헌법재판관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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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보수 성향 재판관이 5명으로 진보 성향 재판관보다 1명 더 많다. 진보 성향 재판관들이 선명한 정치색을 드러내고 있어 ‘보수 우위’라고 단언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목한 헌재 내 대표적인 진보 인사로 논쟁적 사안에서 다수 같은 의견을 낸 바 있다. 두 재판관은 현직 검사 탄핵 사건이었던 안동완 검사 탄핵 심판에서 “탄핵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 대체복무제 위헌 사건에서도 “복무 기관을 교정시설로 한정한 것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의견을 제시했다.
정형식 재판관은 지난 2018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회장의 항소심에서 1심의 실형 판결을 뒤집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헌법재판과 청문회에서도 “이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협박당한 피해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계선·마은혁 진보…조한창은 보수 성향 뚜렷
정 후보자와 마 후보자는 진보적 색채가, 조 후보자는 보수 성향이 짙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회 몫으로 지목된 후보자들인 만큼 윤석열 정부 들어 임명된 재판관들에 비해 정치적 색깔이 뚜렷하다. 김형두·정정미 재판관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김복형 재판관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재판관은 정형식 재판관이 유일하다.
정 후보자는 2019년 진보적인 판사들의 학술연구단체인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제9대 회장으로 선출된 바 있다. 현재는 법원 현대사회와 성범죄 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충주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정 후보자는 2018년 다스 횡령 및 삼성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 재판장으로서 16개 혐의 중 7개를 유죄로 인정,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추징금 82억원을 선고했다.
정계선(왼쪽부터), 마은혁, 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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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후보자는 정 후보자보다도 더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대 노동법연구회, 법원 내 노동법 분야 연구회, 대법원 노동법 실무연구회에서 활동한 노동법 전문가다. 마 후보자는 2009년 국회에서 농성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동당 의원 보좌진들에게 ‘공소기각’ 판결을 내려 논란이 일었다. 이후 故(고) 노회찬 당시 진보신당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30만원의 후원금을 낸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윤 정부 들어 3차례 대법관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지목으로 오는 27일 퇴임하는 김상환 대법관의 뒤를 이을 최종 후보 4인에 오르기도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조 후보자는 보수·중도에 가까운 인물이지만 정치적 신념이 강한 타입은 아니다”라고 평했다. 조 후보자의 아킬레스건은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연루 의혹이다. 2015년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로 일하면서 통합진보당 사건, 서기호 전 의원의 판사 재임용 탈락 취소소송에 법원행정처 간부들의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다만 해당 사건으로 징계를 받거나 기소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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