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안타깝다","당연한 수순"…尹 부친 고향 설왕설래
파평 윤씨 종학당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
(논산=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가문의 영광이라고 집안 어르신들도 기대를 많이 했어요. 탄핵 관련해서는 지금 일절 말씀이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이튿날인 15일 오전 충남 논산시 노성면에서 만난 윤여신(69) 씨는 "계엄선포부터 탄핵안 가결까지 지켜보며 같은 집안사람들끼리도 세대나 거주지역에 따라 입장이 다 다른 것 같아 조심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성면은 파평 윤씨 일가가 대대로 살아온 집성촌이 위치한 곳으로, 일대에 파평 윤씨 재실·종학당·명재고택 등 집안의 주요 유적들이 집중된 곳이다.
윤 대통령은 부친 故 윤기준 연세대 명예교수의 고향이기도 한 이곳을 대선후보 때는 물론 당선 이후에도 줄곧 찾으며 '충청의 아들'임을 강조해왔다.
윤석열 대통령 부친, 故 윤기준 명예교수의 고향 |
이날 노성면 마을 곳곳은 전날 밤부터 오전까지 내린 눈이 쌓이면서 평소보다 더 적적하고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윤 명예교수가 태어난 노성면 죽림1리 마을 주민들은 쌓인 눈을 치우느라 부산스러운 주말 오전을 보냈지만, '윤 대통령 탄핵'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아무 답을 하지 않거나 일부는 집 안으로 들어가 버리기도 했다.
어렵게 입을 뗀 주민들 사이에서도 탄핵안 가결 관련해서는 설왕설래가 오갔다.
주민 김모(48) 씨는 "담화문을 들어봐도 계엄 선포를 할 만한 상식적인 이유가 없었던 것 같다. 이건 대통령이 무조건 책임을 져야 할 문제"라고 했다.
박모(65) 씨는 "윤 대통령 모친이 똑똑했다. 엄격하고 반듯한 집안이었고, 자식 교육에도 관심이 많아 부모 대부터 서울로 올라가지 않았느냐"며 "왜 그랬을까 싶기도 하고, 너무 안타깝기도 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눈 쌓인 명재고택 |
사람은커녕 차 한 대 지나가지 않는 새하얀 들판에서 만난 파평 윤씨 일가는 "나라의 앞날이야말로 적막강산"이라고 탄식했다.
윤 대통령 당선 당시 '경사 났다'며 온 마을이 축제 분위기였던 것과는 딴판이었다.
윤씨 문중 한 관계자는 "요즘이 어느 때라고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하는지 참…"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나라는 온데간데없고 여야 나눠 정쟁만 하는 게 속 시끄러워서 요즘 뉴스도 끊은 지 오래됐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있었다.
주민 윤여신(69) 씨는 "예산 통과 하나도 안 시키고, 아무것도 못 하게 대통령 손발 다 묶어놨다. 대통령이 나라를 팔아먹기라도 했느냐"면서 야당 탓을 했다.
이날 명재고택에 쌓인 눈을 치우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본인의 영달을 위해서 그런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개인적으로는 착잡하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coo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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