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폴리이미드 개발 친환경 기술을 만든 한국화학연구원 연구팀. /사진=한국화학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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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핵심 소재를 독성 물질 대신 순수한 물을 활용해 만드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원종찬·김윤호·박종민 박사 연구팀이 물을 용매로 사용해 고온 내구성과 높은 강도를 갖춘 폴리이미드를 중합하는 친환경 공정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고 15일 밝혔다.
폴리이미드는 우수한 내열성, 기계적 강도, 화학적 안정성을 지닌 고분자 소재로 디스플레이, 반도체, 항공우주 등 첨단 산업에서 폭넓게 활용된다. 특히 반도체 및 전자기기 수요 증가로 전 세계 폴리이미드 시장은 연평균 7% 이상의 성장을 기록 중이다.
기존 폴리이미드 중합은 NMP(N-Methyl-2-pyrrolidone), DMAc (Dimethylacetamide), DMF(Dimethylformamide)와 같은 독성 유기용매를 필수적으로 사용해 환경과 인체에 유해했다. 또 중합 공정 온도가 350℃ 이상으로 높아 에너지 소비가 크고 생산 단가가 높은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물 기반(Water-borne) 중합 공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존 유기용매 공정을 대체하며, 고성능 폴리이미드를 친환경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개발된 기술은 기존 대비 공정 온도를 250℃ 이하로 낮추면서 기존 유기용매 방식을 적용해 이미 상용화된 대표적인 폴리이미드 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품질을 확보했다.
일반적으로 기존의 폴리이미드 소재 제조 공정에는 비점(액체 물질의 증기압이 외부 압력과 같아져 끓기 시작하는 온도)이 높고 독성이 강한 유기용매가 사용된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물을 반응 용매로 사용해 합성 재료의 원가를 기존의 10% 이하로 대폭 절감할 수 있다. 독성 유기용매 처리를 위한 고비용 증류 회수시설도 필요 없다.
아울러 기존 유기용매 기반 공정에서는 350℃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지만, 이 기술은 공정 온도를 100℃ 이상 낮춘 250℃의 저온 공정을 가능하게 해 에너지 소비를 전기 용량 기준으로 3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이 기술은 기존의 독성 유기용매를 대체하는 친환경 공정을 제시함으로써 폴리이미드 소재의 상업화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실제로 이 기술을 활용해 배터리 음극 바인더 및 절연소재로 두 차례 기술 이전을 체결했다. 연구팀은 배터리 바인더, 절연 코팅, 3D 프린팅 소재 등 다양한 응용 연구를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원종찬·김윤호 박사는 "이번 연구는 환경과 경제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혁신적인 친환경 공정이다"며 "폴리이미드 소재뿐만 아니라 고성능 고분자 소재의 장기적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 기본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자사업, 나노및소재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에이씨에스 서스테이너블 케미스트리 & 엔지니어링(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 10월호 표지논문과 케미칼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7월호에 각각 게재된 바 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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