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수출 전망 및 글로벌 반도체 장비 지출액/그래픽=윤선정 |
인공지능(AI)산업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내년에도 국내 반도체 업황이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I 열풍이 단기적 유행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자와 에너지, 의료 등 다른 산업들과 융합하면서 확대돼 맞춤형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기업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AI용 선단 반도체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 중이다. AI산업 성장에 따른 고성능·고부가가치 메모리반도체 필요성도 더욱 커지면서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전 세계 기업들이 내년에 AI솔루션에만 3070억달러(439조4705억원)를 지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IDC는 이런 투자 추세가 2028년까지 연평균 29% 성장률로 계속돼 2028년에는 6320억달러(904조7080억원)까지 증가할 것이라 봤다. 여기에 더해 IDC는 AI가 2030년까지 전 세계 누적 경제에 19조 9000억 달러의 영향을 미치면서, 같은 시기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3.5%를 견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AI용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데이터 저장이 필요해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약 20배 이상의 서버 구축이 필요하다. 대용량 eSSD 수요가 덩달아 늘어나는 이유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3분기 글로벌 eSSD 시장 매출이 AI 관련 애플리케이션 수요에 힘입어 73억7920만달러(약 1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보다 28.6% 증가한 규모다. 삼성전자 점유율이 43.4%,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 점유율이 27.9%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HBM 역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책임진다.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점유율이 50%, 삼성전자가 40%를 차지한다. 특히 HBM은 '큰 손' 엔비디아 외에도 AI 가속기를 직접 생산하는 빅테크들이 늘어나면서 각 사의 AI칩별 맞춤형 HBM 주문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DDR(더블데이터레이트)4 등 레거시 제품에 대한 중국 메모리 기업들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는 것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선단 제품 집중도를 높였다. 중국이 국내 기업들 제품보다 2배 가량 싼 DDR4를 물량 공세하면서 범용 D램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11월 평균 고정 거래가는 1.35달러로 지난 7월 2.1달러에서 4달만에 35.7% 하락했다. 국내 메모리 기업들은 AI용 메모리 제품에 더해 일반 D램에서도 DDR5와 LP(저전력)DDR5 등 선단 제품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창신메모리 DDR4 8GB가 0.7~1달러에서 판매되는 반면 삼성전자의 제품은 1.7~2달러라며 "범용 메모리반도체 단가 하방 압력이 센만큼 우리나라 기업들은 재빨리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신속히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으로 전환하면서 AI가속기와 데이터센터 등 견고한 상승 흐름에 올라타는 것을 전제로 내년 전망도 좋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수출 규모를 올해 1400억3000만달러(약 200조4389억원)으로 전망했다. 내년엔 이보다 8.5%증가한 1519억2000만달러(217조4583억원)으로 내다봤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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