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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일)

[단독] “한 명씩 일어나 탄핵 찬반 밝혀라”···국힘, 가결 직후 의총서 색출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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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결 전 의총서 당론도 ‘거수’ 결정

찬성파 의원들 ‘심리적 압박’ 토로

경향신문

국민의힘 의원들이 14일 국회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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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국민의힘 의원총회(의총)에서 “한 명씩 일어나 찬반, 기권 등을 밝히자”는 주장이 나왔던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탄핵안 부결 당론도 거수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일각에서는 “민주주의 사회가 맞느냐”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법상 대통령 탄핵안 표결은 무기명이 원칙이다.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어제 의총에서 한명씩 일어나 찬성을 했는지 반대를 했는지 가부나 기권을 다 얘기하자는 제안이 나왔다”고 전했다.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을 색출하자는 의견이 나왔다는 것이다.

표결에 앞서 진행된 의총에서 당론을 정할 때도 거수로 표결이 이뤄졌다. 무기명이 원칙인 탄핵안 표결의 당론을 거수로 결정해 사실상 찬성파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은 “(의총에서) 당론을 그냥 부결로 유지하자고 논의가 되고 거기서 거수까지 하면서 다시 한 번 (부결 당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론을 정하고 이후 색출까지 시도하는 분위기에 탄핵 찬성파 의원들은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비판이 엄청 세다. 너무 힘들다”며 “당론을 거수로 정하고 찬성 의원을 색출하는 게 민주주의 사회에서 맞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대통령 탄핵처럼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기명으로, 손들기로 정하는 것은 굉장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도 “(다른 의원들도) 탄핵될 건 다 알고 있었을 텐데 끝나고 나니 ‘갑자기 탄핵 찬성 누른 사람을 색출하자’ ‘여기(의총장) 없는 사람 누구냐’고 했다”며 “한동훈 대표와 찬성한 사람들의 책임으로 몰아가기 위한 모든 준비를 해놓고 기다렸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은 국회법상 무기명이 원칙이라는 점에서 당론을 거수로 정하고 이후 색출을 시도했다는 점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 130조에 따르면 탄핵소추 여부는 무기명으로 표결한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의총의 의결은 거수 혹은 기립을 원칙으로 하지만 필요에 따라 직접, 비밀 투표로 의결할 수 있다.

앞서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신념과 소신으로 위장한채 동지와 당을 외면하고 범죄자에게 희열을 안긴 그런 이기주의자와는 함께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동훈 대표와 탄핵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에서 찬성 의원들을 ‘레밍’으로 표현하며 “이 당에 있어본들 민주당 세작에 불과하다”고 당을 떠나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최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SNS에 탄핵 찬성표에 대해 “의원총회(의총)를 열어 결정한 당론이 애들 장난인가”라며 “쥐새끼 마냥 아무 말 없이 당론을 따를 것처럼 해놓고 그렇게 뒤통수 치면 영원히 감춰질 줄 알았나”라고 비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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