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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논현로] 공직자의 처신과 2025년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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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연말이 되니 어수선하다. 지나가는 한 해를 정리해야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준비해야한다. 본격적인 인사의 계절이라 많은 고민을 한다. 며칠전 공직 후배와 자리를 같이했다. 과거에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상황이 벌어지고, 인사가 예측하기 어렵다고한다. 안정적이며 예측가능한 것이 공직자 신분인데 지금은 너무나 예측할수 없이 불안하다는 것이다. 정치 상황이 인사와 공직분위기에 너무 큰 영향을 주기도한다.

윤석열 정부 임기가 절반이 지나갔다. 이달 3일에는 ‘비상 계엄’을 발령했다가 몇 시간 만에 해제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공직자들이 안정적으로 예측가능한 상황에서 일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온다.

미국에서도 공직사회에 대해 큰 변화가 전망된다. 미국의 제 45대통령이었고, 차기 47대 대통령인 도날드 트럼프(Donald Trump)가 강력한 정부 개혁의지를 나타낸다. 45대 대통령 재임시 느꼈던 공직사회에 대한 미련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기간 중 에도 정부 안에 만연한 안일과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강조했다.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를 만들어 본격적인 개혁을 할 것을 강조한다. 정부효율부는 공식부처가 아닌 자문위원회 성격으로 운영될 것이나 트럼프의 말 대로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줄이며, 낭비성 지출을 줄이고 연방 기관을 구조조정”할 것이 예상된다.

테슬러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를 정부 효율부의 공동 책임자로 지정했다. 정부 부서를 간소화하고,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며, 정부내의 부정부패를 척결하자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일론 머스크의 말에 의하면 미국 정부에는 439개 기관이 있는데 그 중 90개 기관만 있으면 정부 행정을 해 나갈 수 있고 나머지는 폐쇄해도 지장이 없는 기관들이라 했다. 정부개혁의 주요내용은 ‘스케줄 F’ 라는 계획에 담겨있다. 수천명의 연방 공무원을 대체가능한 선출직, 이른바 정무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공직자를 쉽게 해고가 가능한 정무직으로 전환하여 행정부내의 정치적 저항세력을 제거하려고 할 것이다. 공직자의 철밥통을 폐지하고 ‘공무원 대청소‘를 하겠다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기술의 효율성 제고에도 중점이 간다. 미국 차기정부의 개혁 내용을 잘 지켜봐야한다.

며칠전 경상북도 ‘화공 특강’에서도 비슷한 것을 느꼈다. ‘블록 체인과 데이터 지갑’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가치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크게 상승할 것이며 다양한 암호화폐가 큰 시장을 형성할것으로 전망했다. 블록체인 시대로의 진전은 불가피하게 여겨진다. 우리 행정부는 어떠한 인식으로 어떻게 대응하는가? 미국의 정부개혁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우리 정부조직은 현재 19부 3처 20청으로 구성됐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정부조직과 기능을 개편했다. 부처 명칭을 바꾸고, 조직과 기능과 소관을 조정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성과는 어떠한가? 소득 1만 불 시대의 정부조직은 3만 5000불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 한마디로 경제와 산업발전을 주도하던 과거의 관료 시스템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현재의 정부 조직과 기능으로는 미래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국가공무원법도 바뀌어야한다.

우리나라 국가공무원법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행정의 민주적이며 능률적인 운영을 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있다. 사람에 의한 행정의 ’민주적, 능률적‘ 운영으로 시대 변화를 따라갈수 있겠는가? 지금은 챗 GPT, Gemini, Claude, Copilot 등 본격적인 생성형 AI 시대이다. 과거 패러다임에 매몰된 사람에 의한 운영은 자칫하면 더 많은 비효율과 낭비를 가져올 수도있다. 무조건 바꾸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농무부(USDA)는 1862년 에이브러험 링컨 대통령에 의해 설립돼 162년이 지난 지금도 농무부이다. 명칭을 바꾸고, 부처를 통폐합하고 기능을 조정하는 수준을 넘는 획기적 정부혁신이 필요하다.

사람에 의한 예측은 한계가 있어 챗 GPT에 2025년에 공직자가 준비해야 할 일을 물어보았다. “2025년 한국 공직자가 나아갈 길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국내외 환경에 대응하고, 국민들의 요구에 맞춰 공공서비스를 혁신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라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공직자는 디지털 혁신,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책임, 공정성, 투명성,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발전 등을 중요한 방향으로 제시한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공직자들이 몇십년 전의 법령과 조직논리, 자신이 가진 조그만 지식과 정보에 매몰되지 말고 세상변화에 잘 적응하는 2025년 공직문화를 기대한다.

[김재수 동국대학교 석좌교수(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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