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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카카오 빼면 돈줄게'…대체 초콜릿에 베팅하는 유럽 투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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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

유럽 투자사들, '카카오 없는 대체 초콜릿'에 투자

생산과정서 환경 악영향…카카오 뺀곳에 "내돈 받아라"

귀리 사용하는 獨 '플래넷A' 430억 규모 투자 유치

허브 사용해 초콜릿 맛 구현 '포에버랜드'도 투자 유치

이 기사는 2024년12월16일 14시56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내 돈 받아가라’

대체식품 중에서도 특히 대체 초콜릿에 베팅하고 있는 유럽 벤처캐피털(VC)들의 상황은 위와 같이 설명된다. 카카오 없는 초콜릿을 개발 중인 스타트업이라면 너도 나도 ‘내 돈 받으라’며 줄을 지어 투자하는 모습이다.

카카오가 없는 게 뭔 초콜릿인가 싶지만, 이러한 대체 초콜릿은 글로벌 푸드테크 산업에서 현재 꽤 주목받고 있는 영역이다. 초콜릿 소비량이 전 세계의 절반에 달하는 동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진심인 유럽에서는 더욱이 그렇다. 초콜릿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줄여 지속 가능하면서도 건강한 초콜릿을 소비하자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투자사들도 관련 회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데일리

(사진=픽사베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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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투자사들이 초콜릿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높은 초콜릿 소비량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유럽에서의 소비량이 만만치 않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모도르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초콜릿 소비 규모는 183조원 수준으로, 유럽이 47%로 가장 많고 미국과 아시아태평양이 그 뒤를 잇는다. 특히 유럽에서도 스위스는 초콜릿 소비 1위로, 인당 연평균 초콜릿 소비량이 약 10kg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앞으로도 초콜릿 소비량이 늘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투자사들은 ESG 트렌드에 부합하는, 즉 지속 가능하면서도 환경 친화적인 초콜릿 생산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 공급 부족으로 일부 초콜릿 기업은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만큼, 카카오에 의존하지 않는 대체 초콜릿 기업에 러브콜을 보내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유럽에서 가장 최근 글로벌 투자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곳은 독일 푸드테크 스타트업 ‘플래넷A’로, 최근 3000만달러(약 431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2021년 설립된 플래넷A는 대체 초콜릿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초콜릿 생산 시 발생하는 환경적 문제와 카카오 공급망 불안정성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으며, 현재 귀리와 해바라기씨와 같은 식물성 원료를 발효시켜 초콜릿 맛을 구현하고 있다. 이로써 초콜릿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여 지속 가능한 초콜릿과 관련 식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대체 초콜릿으로 투자를 유치한 곳은 플래넷A 뿐이 아니다. ‘페레로 로쉐’가 탄생한 이탈리아에서는 캐롭 기반의 대체 초콜릿이 탄생했다. 캐롭은 허브의 한 종류로, 과육을 캔디로 먹거나 초콜릿 대신 관련 풍미를 내는 데 쓰인다.

이탈리아 기반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포에버랜드는 지난 10월 340만유로(약 51억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포에버랜드는 플래넷A와 마찬가지로 카카오를 사용하지 않는 대체 초콜릿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주요 원료로 캐롭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캐롭으로 기존 초콜릿의 맛과 질감은 살리되,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80% 감소시켜 카카오 기반 초콜릿보다 친환경적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포에버랜드는 이번 투자금으로 유럽 내 생산시설을 설립하고 사업 확장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최근 몇 년간 공격적으로 투자를 유치해온 독일 누카오는 환경 친화적인 비건 초콜릿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포장지에까지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완벽한 탄소 배출 저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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