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공조수사본부 관계자가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나오고 있다. 이날 공조수사본부는 내란 수괴 피의자인 대통령 윤석열의 출석요구서 전달을 위해 대통령실을 방문했지만 수령 거부로 전달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내란 우두머리(수괴) 피의자인 대통령 윤석열이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처도 여전히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내란죄라는 중차대한 범죄를 저질러놓고 한점의 뉘우침도 없는데다 법 절차에 따른 수사마저 회피·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몰염치의 극치다. 수사기관은 더이상 내란 세력에 농락당하지 말고 내란 수괴에 대한 강제수사에 즉각 나서야 한다.
경찰과 검찰이 지난 6일 각각 대규모 수사팀을 구성한 지 열흘이 지났으나, 내란에 가담한 군·경찰 관련자들 조사·구속만 이뤄졌을 뿐 내란 우두머리인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수사는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대통령실 내부 국무회의실, 경호처, 101경비단, 합동참모본부의 통합지휘실 4곳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 게 전부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비협조로 압수수색은 이뤄지지 않고 일부 자료만 임의제출 받는 데 그쳤다. 같은 날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대통령 윤석열에게 ‘15일 오전 10시 출석하라’고 소환을 통보했으나, 변호인단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응했다. 16일에는 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번엔 경찰과 공수처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가 출석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를 찾아갔지만, 비서실과 경호처가 “소관 업무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수령을 거부했다. 내란죄 우두머리 피의자가 무슨 특권이라도 있는 양 수사기관을 무시하고 농락하고 있다. “법적·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던 지난 7일 대국민 담화는 또 거짓말이었다.
그러는 사이 대통령 윤석열과 비서실, 경호처 등이 내란의 전모를 감추기 위해 관련 증거들을 인멸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일반적인 범죄에서도 수사기관이 이렇게 증거인멸 시간을 주며 더디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하물며 다른 사안보다 훨씬 더 신속하고 비상한 수사가 필요한 내란 범죄 아닌가. 16일 공조수사본부는 대통령 윤석열에게 등기우편으로 18일 오전 10시 출석할 것을 통보했고, 검찰도 두번째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언제까지 ‘조사받으러 나와주십사’ 부탁만 하고 있을 셈인가. 이젠 탄핵소추로 대통령 직무까지 정지된 마당에 수사기관은 내란 우두머리에 대한 압수수색과 체포 등 강제수사를 더이상 머뭇거리지 말아야 한다. 비서실과 경호처가 또다시 정당한 법 집행을 거부·방해한다면 이 역시 엄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다.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