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정치 불확실성은 계속되면서 경제는 시계제로입니다. 비상계엄·탄핵 정국 이전에도 한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 우려가 있었지만, 이젠 그 속도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탄핵안 통과 후 첫 거래일인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22%(5.49포인트) 내린 2488.97로 마감했습니다. 개미들은 순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이 476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결과입니다. 아직 한국 시장과 정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은 거로 보입니다.
달러당 원화가치는 1400원 이상으로 굳어졌습니다. 16일엔 1435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약 4154억 달러였던 외환보유액(지난달 말 기준)이 줄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외환보유액은 2021년 10월 약 4692억 달러에서 3년 새 이미 538억 달러나 줄어든 상태입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4000억 달러가 뚫리면 곳곳에서 발작적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잠잠해진 듯했던 물가는 다시 들썩일 조짐입니다. 원화가치 하락이 원유·식재료 등 수입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국민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에도 격랑이 감지됩니다. 대출 원금이나 이자를 석 달 넘게 갚지 못해 올해 경매에 넘어간 부동산이 2013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금리 및 집값 급등기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대출로 집을 장만한 사람들이 고금리 및 집값 상승 폭 둔화기에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1기 신도시 재건축, 규제 완화 등 주요 부동산 정책이 표류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집을 가진 사람도, 없는 사람도 불안한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박현영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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