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내년 상반기 3000만원대 저가형 전기차(EV)를 출시한다. 중국 비야디(BYD) 등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선보이고 있는 2000만~3000만원대 전기차에 맞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테슬라가 국내 판매 연 3만대 시대를 앞둔 메가 브랜드로 성장한 만큼 내년 안방시장 저가형 전기차 경쟁이 한층 뜨거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외신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도이치방크와의 기업설명회(IR)에서 저가형 EV인 '모델 Q(가칭)'를 내년 상반기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모델 Q는 소형 해치백 스타일로, 기존 테슬라의 주력인 모델3 및 모델Y와 동일한 라인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모델Q는 기존 모델3보다 약 15% 정도 작고, 무게는 약 30% 가벼울 것으로 추정된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53kWh 및 75kWh 구성의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며, 1회 주행 가능 거리가 50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은 보조금 적용시 3만~4만 달러 이하로, 기존 보급형인 모델3(5000만~6000만원대)보다 최대 절반 가량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모델 Q가 한국에 출시되면 중국의 비야디, 현대차·기아 등과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야디는 내년 한국 시장에 2000만원대 전기차 '돌핀'과 3000만원대 전기차 '아토3' 등의 판매를 예고한 바 있다. 이는 현대차·기아의 주력 상품인 아이오닉, EV 시리즈 등과도 가격대가 비슷하다. 특히 테슬라의 경우 올해 판매량이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어난 2만8498대를 기록하면서, 현대차(2만8463대)를 제쳤다. 전기차 동호회에서는 벌써부터 테슬라가 내놓을 '반값 전기차' 모델Q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가격 메리트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개편방안'을 통해 배터리 효율계수와 환경계수를 추가해 전기차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리터당 에너지 밀도가 500Wh를 넘고, 폐차 후에도 배터리를 재사용하거나 재활용 할 수록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높아진다. LFP 배터리를 탑재한 비야디와 테슬라의 경우 NCM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기아 등보다 보조금 지급 총액이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날 수 있어 단순 출고가만 보고 저렴하다 판단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 원인 중 하나는 높은 가격 때문인데 2000만~3000만원대 중저가 전기차가 경쟁적으로 출시되면 캐즘 분위기를 완화해 시장 확대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다만 출고가 가격이 낮다고 해도 최종 소비자 부담 가격은 보조금 여부와 환율 때문에 달라질 수 있어 비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주경제=한지연 기자 hanji@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